지난 1980년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이 진행한 13부작 우주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는 우주의 법칙과 생명의 기원을 아름다운 영상과 친근한 해설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주면서 천문학 대중화에 크게 공헌한 작품으로 이름이 높다.
세이건이 집필한 동명의 책 또한 천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14년, 이 기념비적인 우주 서사시는 그 사이 축적된 새로운 과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전면 리부트되기에 이르렀다.
전 세계 180여 개국에서 방영된 이 다큐멘터리 속에서 칼 세이건 대신 ‘상상의 우주선’을 타고 시청자들을 우주의 광대한 시공간으로 안내한 인물은 뉴욕 헤이든 천문관의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 박사였다.
‘현존하는 최고의 우주 스토리텔러’인 타이슨의 장기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적, 기술적 개념을 명쾌하고 쉽게 설명하는 것이다.
“내 목표는 우주를 지상으로 끌고 내려와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을 좀 더 재미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밝힌 타이슨은 특유의 활기찬 화법과 유머 감각으로 풍부한 과학적 사례와 대중문화를 섞어가며 물 흐르듯 이야기한다.
타이슨은 이 책에서 인간과 지구를 더욱 잘 알고자 한다면 역설적으로 지구 밖으로 눈을 돌려 우주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 5가지는 수소, 헬륨, 산소, 탄소, 질소이며 이 중에서 다른 원소와 반응을 하지 않는 헬륨을 제외한 4가지는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를 구성하는 주된 원소이기도 하다.
이는 지구와 우리가 별의 잔해에서 태어났다는 증거이고 우주 탐험이야말로 생명의 탄생에 대한 궁극의 답을 제시해줄 수 있는 길인 셈이다.
타이슨 박사는 궁극적으로 우주 탐험에 대한 대중들의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더욱 많은 지원과 투자가 우주 개발에 쏟아지기를 염원하고 있다.
이런 자신의 꿈을 담아 펴낸 열 번째 저서 ‘스페이스 크로니클’에서 타이슨은 인류가 왜 우주를 동경하게 되는지, 왜 우주로 나가려 하고, 나가야 하는지 등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우주 탐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한다.
이 책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인간을 최초로 달에 내려놓은 아폴로 11호, 우주왕복선, 허블 우주 망원경 등 지금까지 우리가 어떤 방법과 기술을 이용해 우주를 탐사해왔는지 살펴보고, 반물질 로켓을 이용한 먼 우주로의 여행이나 웜홀을 통과하는 공간 이동과 같은 미래 기술의 가능성을 전망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우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일깨우며, 인류의 삶과 정신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우주로 시선을 확장하고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