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그동안 이 나라를 운영할 기회를 독차지해 왔어요. 이제 우리 아이들이 한번 해보면 안될까요?”
영국 어린이 책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톰 맥로힌이 쓴 ‘영국 총리는 열두 살!’은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어른들의 정치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열두살 ‘조 퍼킨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책은 우연찮게 총리 자리에 오른 열두 살짜리 소년이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진짜로 옳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그린다.
밝고 경쾌한 필치로 어른들의 세계를 유머러스하게 비판하면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고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작품 속의 어른들이 펼쳐 보이는 정치적 행태가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조금도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공원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유로 없애 버리고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는 모습은 대한민국 어른들의 모습과 닮았다.
어린이인 조를 상대로 복수전을 펼치는 비올레타 부총리 역시 갖은 술수와 계략으로 조를 궁지에 몰아넣으며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어떤 나쁜 짓도 서슴지 않는 어른들의 야비한 행태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 방해하는 어른들의 틈에서 좌절하지 않고 살아남은 조 퍼킨스의 성장과 변화는 큰 교훈을 준다.
이 작품은 어른이든 어린이든 한쪽에 치우친 편향된 시각이 불러올 수 있는 오류와 편견을 지적하고 당장 손에 쥔 권력에 매료돼 본분을 망각하는 일이 없기를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리더의 역할과 자질에 주목하면서 올바른 리더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든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