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한 마을의 할머니들이 복조리 만들기에 분주하다.
23일 안성시 죽산면 소재 칠장사 인근에 일명 ‘복조리 마을’ 노인회관 1층 작업장에는 70∼80대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복조리를 정성스럽게 만드느라 손놀림이 부산해졌다.
복조리는 인근 칠현산에서 1년생 대나무를 골라 네 가닥으로 얇게 갈라 봄에 저장했다가 농한기인 11월에 물에 불려서 연하게 해놓은 뒤 양지에서 말려 사용한다.
복조리는 가로·세로 한 줄씩 대나무를 손으로 잇고 꼬아서 노력과 정성으로 만든다.
60여 년 복조리를 만들어 온 장수환(83) 할머니는 “복조리 마을에는 몇 년 전만 해도 52가구가 살았으나 이제는 42가구로 줄었고 10가구 정도만 복조리를 만들고 있다”며 “국민의 복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흐뭇해했다.
김호숙(73) 할머니는 “45년째 복조리를 만들고 있어 이제는 숙달돼 복조리 한 개 만드는데 10분 정도 걸려 하루에 많게는 60개, 적게는 30개씩 만들고 있다”며 “가정에 복을 전달하고, 수입도 한 달에 많게는 200만 원까지 벌어 좋다”고 말했다.
한편 복조리는 쌀을 이는 도구로, 그해의 액운을 걸러내고 복을 조리로 일어 얻는다는 뜻에서 음력 정월 초하룻날 새벽에 부엌이나 안방, 마루 등의 벽에 걸어 놓는다.
/안성=오원석기자 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