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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금융기관 황당한 제휴

경희.인하.방통대등 학생증 발급때 특정 금융기관 거래 강요

"금융기관 배불리기에 왜 학생들이 피해를 입어야 합니까"
경희대,인하대,방송통신대 등 일부 대학들이 학생증을 현금카드와 교통카드등 각종 기능을 추가한 다기능 카드로 바꾸면서 특정은행과의 거래를 의무화해 학생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특정 대학은 학생증 발급 조건으로 금융기관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모자라 적자운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LG카드 가입까지 강요해 학생들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무시한 채 부실금융기관 살리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도내 대학들과 금융기관들에 따르면 대다수 대학들은 현재 특정 금융기관과 업무제휴를 맺고 금융기관에게 등록금 수납이나 학생증 발급등의 업무를 맡기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들이 도서관 이용과 도서 대출등 기본적인 학사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학생증을 발급해 주는 조건으로 학생들에게 특정 금융기관의 계좌를 의무적으로 개설하도록 해 원성을 사고 있다.
등록 학생만 20만명에 이르는 한국방송통신대는 지난해 4월부터 학생증 발급제도를 변경해 학생증을 발급받으려면 제일은행, 우체국, 우리은행중 한곳에 계좌를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제일은행의 경우에는 통장 개설을 위해 5만원의 예치금까지 적립해야 한다.
특히 방통대는 LG카드와도 사업제휴를 맺어 학생들이 학생증을 발급받으려면 통장 개설과 함께 신용카드 가입까지 해야 해 학생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개인정보가 금융기관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게다가 방통대는 현금카드와 신용카드 기능까지 추가하다보니 학생증 발급 기간이 신청일로부터 빨라야 1개월이 걸린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학생증이 나올때까지 도서관 이용이나 각종 증명서 발급등 기본적인 학사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학생서비스센터로부터 등교 증명서를 매일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김모(39.여.사회과학부 1년)씨는 "학생들이 원치 않는데도 학생증을 만들기 위해 어쩔수 없이 통장을 만들고 신용카드까지 가입하고 있다"며 "게다가 학교가 지난해 5조원 이상의 적자로 경영 위기에 처한 LG카드를 의무적으로 가입토록 한 것은 부실 금융기관을 비호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난했다.
심모(30.인문과학부 2년)씨는 "도서관 이용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받기 위해 만드는 학생증때문에 쓰지도 않을 통장과 신용카드를 왜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학생들의 의견은 무시한채 금융기관에 개인정보를 노출시켜 범죄에 악용이라도 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꺼냐"고 따졌다.
경희대는 지난 2002년부터 우리은행과 업무제휴를 맺어 학생증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은행 계좌를 새로 개설해야 한다.
학생증을 재발급받으려면 현금카드와 교통카드 기능이 추가돼 제작비용이 늘어나 5천원을 학생이 부담해야 한다.
인하대도 학생증을 지난 2000년 다기능카드로 바꾸면서 우리은행 계좌를 개설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제작기간이 1개월 이상 걸려 학생들이 학사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학생증신청 접수확인증을 별도로 발급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경희대 기획조정실 김동호(50) 부처장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학생증을 다기능카드로 바꿨다"며 "금융기관이 등록금 관련이나 학생증 발급등 학사업무를 대신하는 조건으로 계좌 개설을 의무화했을뿐 특혜나 별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제도과 관계자는 "원하지 않는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강요하는 것은 고객인 학생 입장에서는 부당한 처우"라며 "하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학교와 금융기관간의 업무제휴에 대한 기준이나 처벌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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