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 (금)

  • 구름많음동두천 30.1℃
  • 구름많음강릉 33.5℃
  • 구름조금서울 32.2℃
  • 구름많음대전 33.2℃
  • 구름많음대구 35.6℃
  • 맑음울산 33.8℃
  • 구름조금광주 34.2℃
  • 맑음부산 31.5℃
  • 구름조금고창 33.4℃
  • 맑음제주 34.7℃
  • 구름많음강화 28.4℃
  • 구름많음보은 31.4℃
  • 구름많음금산 32.9℃
  • 구름조금강진군 33.9℃
  • 맑음경주시 37.9℃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역세권 활성화 계획 물거품

전국을 3시간 생활권으로 잇는 다며 거창하게 시작한 고속철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시발역(始發驛)으로 지어진 광명역이 중간 정차역으로 전락해 광명시와 주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됐다.
고속철을 타려면 열차를 몇 차례 갈아타야 하고 오는 1일부터는 일반열차 운행횟수가 크게 줄어 들면서 수원, 평택 등 도내 승객들이 고통을 겪게 됐다.
편리함은 커녕 오히려 불이익과 고통만 안겨주게 된 고속철.
그래서 요즘 '고통철'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내달 1일 개통을 앞두고 광명,수원,평택 등 도내 이용객들의 피해와 문제점,대안등을 3회에 걸쳐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1>정차역으로 전락한 광명역
지난 27일 오후 2기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에서는 경부고속철 광명역 준공과 개통을 기념하는 문화축제가 열렸다.
축제에는 김세호 철도청장과 백재현 광명시장 등 내빈과 주민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축제장소를 지나는 시민들 대부분은 매우 거침없이 불만을 터뜨렸다.
"시발역에서 중간 정차역으로 전락했는데 무슨 축제냐", "경기도가 서울시의 힘에 밀렸는데 경기도지사나 광명시장은 수치스럽지도 않냐"...
고속철을 이용해 천안으로 출퇴근한다는 기대에 들떠있던 회사원 송모씨(41.광명시 철산동)는 "정부가 두 번이나 말을 바꿔가며 34만 광명시민을 우롱했다"며 "축제대신 건교부나 철도청에 몰려가 항의집회를 가져야 한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최봉섭 광명시 기획감사과 정책개발팀장은 “적은 편수라도 광명역에서 열차가 출발하도록 만드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금년 1월 초 건교부는 당초 하루 28회 열차가 출발하는 시발역으로 계획했던 광명역사 운행 계획을 평일에는 정차역으로만, 주말에는 경부선 4회 출발역으로 활용하는 내용의 ‘2004년 고속·일반열차 통합 운영계획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최종 확정된 고속철도 운행시간표는 광명시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평일 하루 94회 출발하는 열차 가운데 36편, 주말 112회 출발하는 열차 중 44편이 광명역에 정차할 뿐 실제로 출발하는 열차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광명지역 시민단체와 일부상인들은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소송까지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광명역을 시발역으로 결정하고 이에 걸맞은 역사건립과 역세권 개발 계획을 세워놓고도 실질적인 교통대책과 주변여건을 마련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
건교부는 경부고속철도 개통에 맞춰 광명시 일직·소하동, 안양시 석수·박달동 일대 60만평에 종합환승센터 건설을 준비했다.
또 업무.상업.주거기능이 어우러진 역세권을 개발하기 위해 이 일대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했다.
광명시는 업무·상업 부지에 대형유통센터, 국제회의장, 호텔 등을 유치하고 첨단음악산업단지를 조성해 조기에 역세권을 활성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광명역이 정차역이 되면서 이러한 청사진은 물거품이 됐다며 광명시와 시민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한편 다른 정차역에 비해 2배의 건설비를 들이 부은 광명역을 정차역으로 정한 건교부와 철도청은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건교부는 광명시 일직동 일대 26만4천㎡에 1천256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7만4천400㎡ 규모의 광명역사를 건립했다.
이는 중간 정차역으로 건설된 천안아산역(연면적 3만4천700㎡, 건축비 591억원)의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에 대해 건교부 이종국 고속철도운영전담 팀장은 “고속철도 시발역은 서울역, 용산역, 광명역 3곳이며 광명역이 중간 정차역으로 변경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광명역의 교통 환경이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시발역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