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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봄, 잔디, 아스팔트

봄, 잔디, 아스팔트

                                                                                                         /권자미

누군가 가장자리에

바늘 꽂고 있다

비 와도 녹슬지 않는

귀 없는 연두 바늘.

양끝 팽팽히 당겨 잡고

올려 꽂는 정곡 놀라운 힘!

어느 분의 손끝이 저토록 여물까

검은 피륙

다림질도 반듯하다



- 권자미시집 ‘지독한 초록’ / 애지


 

아마 봄비가 좋아 시인은 우산 쓰고 길을 나섰으리라 길 가장자리에 씨앗이 날아 와 잔디가 자라는 모습을 보았으리라 아무래도 좋다. 봄이 있고, 봄비가 있고, 푸른 것이 있으니 얼마나 완벽한가? 많이 가져야 부자가 아니듯 비 와도 녹슬지 않는 귀 없는 연두바늘이 가진 저 봄의 힘, 어느 분의 여문 손길까지 뻗어가는 시인의 경이로운 시선이 아름답다. 석유를 정제하고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뽑아내고 남은 현대문명을 대표하는 석유산업의 찌꺼기 콜타르 깔린 길도 봄비에 정갈하게 씻긴다. 아마 이 순간만큼은 시인 자신이 다림질 하시는 그 분이 아니실까 싶다.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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