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부산을 제치고 ‘대한민국 제2도시’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는 16일 “주요 경제지표에서 300만 인구인 인천이 350만 인구의 부산을 바짝 뒤쫓거나 따라잡았다”며 “올해 부산을 앞질러 대한민국 2대 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특히 통계청 자료 등을 통해 1인당 ‘지역 내 총생산(GRDP)’이 부산을 앞질렀고 경제성장률, 지방세 규모, 일자리 지표 등도 부산에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016년 인천의 1인당 GRDP는 2천782만 원으로 부산의 2천356만 원보다 430만 원 많고 2017년 경제성장률은 3.8%로 부산의 1.7%와 격차를 벌렸다.
올해 지방세 예상 규모는 인천이 3조8천321억 원으로 부산의 3조9천249억 원과 비슷하다.
시는 또 올해 보통교부세 5천34억 원이 지난 2014년 2천696억 원보다 115% 늘어난 규모며, 부산은 같은 기간 4.4% 늘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천의 지난 해 11월 경제활동 참가율은 64.4%, 고용률은 62%로 특·광역시 중 1위이며 인천의 면적도 1천63㎢로 전국에서 가장 크다는 점도 근거로 꼽았다.
시는 인천이 국내 2번째 도시라는 의미를 담아 오는 10월 15일 인천시민의 날에 ‘서인부대(서울·인천·부산·대구 순이라는 뜻) 원년’을 선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정복 시장은 “재정 건전화 성과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2대 도시 인천에 걸맞은 행복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 경제지표에 근거해 도시의 순위를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시는 최근 4년간 약 3조7천억 원의 채무를 갚았지만 여전히 채무비율이 높아 전국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아직까지 ‘재정위기 주위 단체’로 지정돼 있다.
오랜 기간 서울의 위성도시 취급을 받아 문화·관광 인프라 등도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전국 광역시에 하나씩 다 있는 시립미술관은 인천에만 없다.
전국에 약 40개나 되는 국립박물관도 ‘2대 도시’를 자처하는 인천에는 없다.
KTX는 서울역에서 인천공항으로만 연결돼 인천 대다수 시민은 서울이나 경기도까지 이동한 뒤 KTX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교통 접근성도 떨어진다.
시 관계자는 “다양한 문화시설을 모아놓은 뮤지엄파크 조성 사업, 인천발 KTX 건설사업 등 각종 분야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사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며 “차츰 대한민국 2대 도시로서의 위상을 굳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