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12일 정부를 상대로 법외노조 통보 직권취소를 요구하며 연가투쟁을 벌였다.
전교조는 이날 주최 측 추산 조합원 1천여명(경찰 추산 8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법외노조 거부 문재인정부 규탄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교조는 결의문에서 "문재인 정부가 끝내 법외노조 통보 직권취소를 거부했다"면서 "청와대가 사법부와 입법부 뒤에 숨어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는 역사적 평가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법외노조 통보 취소는 전교조만이 아닌 촛불이 명령한 시대적 과제로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라면 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 취소와 함께 피해배상과 해고자 원직복직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1차 집회를 연 뒤 세종대로를 통해 청와대까지 행진해 청와대 사랑채 옆에서 본 집회를 진행했다.
청와대에 경고를 보내는 의미로 단체로 호루라기를 불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대회에서 고(故) 이희호 여사에 대한 추모묵념을 하기도 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우리사회 가장 아팠던 시기 민주화를 위해 뜨겁게 사셨던 이희호 여사님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전교조 연가투쟁은 지난해 7월 이후 약 1년 만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세 번째, 작년 12월 전교조 지도부가 교체된 뒤로는 첫 번째 연가투쟁이다.
전교조는 이날 결의대회가 '연가투쟁'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회가 평일 오후 개최된 만큼 대부분 참여자가 조퇴하거나 연가를 냈을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이 교사로 구성돼 파업이 불가능한 전교조로서는 사실상 최고수위의 정부 압박 수단을 택한 셈이다.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0월 조합에서 해직자를 배제하고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고치라는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법외노조가 됐다.
교육 당국은 이전 정부 때와는 달리 이날 연가투쟁 참여교사를 징계하거나 고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7일 각 교육청에 '학생의 학습권이 보호되도록 교원 복무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연가사용을 금지하는 조처 등은 하지 않았다.
보수성향 단체들은 이날 결의대회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집회를 열었다.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가투쟁은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단체행동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행위인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를 허용했다"면서 유 부총리 사퇴를 요구했다.
이 단체의 이종배 대표는 전교조 결의대회장 인근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또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은 광화문시민열린마당 인근 인도에서 집회를 열고 전교조 해체를 요구했다./박민아기자 p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