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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꽃

                    /김신용



물방울도 꽃을 피운다

비꽃이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혔을 때,

문득 손등에 떨어졌을 때

거기 맺히는 물의 꽃잎들

무채색 비꽃을 보는 눈은 탄성으로 물든다

비꽃이 우리에게 건네주는

꽃 한 송이

오늘, 이 꽃을 누구에게 건네줄까?

상상하는 순간의

이 번짐을



- 김신용의 시집 ‘비는 사람의 몸속에도 내려’

 

 

물의 알갱이들이 모여 물방울을 이룰 수 있게 하는 힘은 표면장력에서 온다. 물이 가능한 한 작은 면적을 차지하기 위하여 스스로 수축하려고 작용하는 힘,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안간힘으로 자기 자신을 끌어 모으는 힘. 꽃봉오리처럼, 내가 나답기 위하여 다른 불순함들과 섞이지 않으려는 힘, 나의 자존과 나의 소망이 부서지지 않도록 나의 정체성을 올곧게 지키려는 힘. 그러다가 그 모든 순수와 결정(結晶)과 소망을 한 순간에 꽃처럼 피어나게 해주는 힘. 비꽃 같은 꽃 한 송이, 언젠가 비꽃처럼 꽃을 피울 ‘나’를 누구에게 건네줄까 상상하는 오늘.

/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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