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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료

/박찬세

종례 시간에 선생님이 애들 이름을 부른다

다 나랑 친한 애들이다

종민이, 근영이, 군희, 그리고 내 이름까지 부른다

또 우리가 뭘 잘못했지?

생각하는데 생각이 안 난다

사실 생각 안 날 때가 제일 겁난다

변명거리를 준비 못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 한숨을 내쉬며 말씀하신다

- 야 니네들 왜 수업료 안 내?!

이번 주까지 꼭 내!

그리고 찬세 너는 맨날 자니까 수업료 말고 숙박료 가져와!



- 박찬세 청소년 시집 ‘눈만 봐도 다 알아’

 

 

 

 

왜 우리는 끼리끼리만 친한 걸까. 잘 난 사람들끼리만, 못 난 사람들끼리만, 부유한 사람들끼리만, 가난한 사람들끼리만. 그건 그렇다 쳐도, 왜 우리는 매사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는 것일까. 집에서나 모임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기에 겁을 먹고 매번 변명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걸까. 그것까지도 다 그렇다 쳐도, 또 왜 우리는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더 이상 배려해주지 못하는 것일까. ‘수업료 말고 숙박료’ 가져오라는 말, 무거움을 가벼움으로 바꿔주는 말, 곤경을 웃음으로 바꿔주는 말. 왜 우리는 그런 마음에서 자꾸 멀어지는 것일까./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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