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분야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선후배이자 때로는 든든한 조력자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면 그 어느 경우보다 서로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인천시 미추홀구에 자리한 ‘최동순 베이커리’가 그렇다.
최진남 제빵명장과 최동순 기능장은 제과제빵분야의 스승과 제자로, 선배와 후배로, 또 아버지와 아들로 서로 기대고 격려하며 ‘40년 전통의 인천 명가 빵집’을 꿋꿋이 운영해오고 있다.
“어릴 때 집 옆에 빵공장이 있었는데, 보릿고개로 늘 배고팠던 시절 그 냄새가 어찌나 구수하던지... 빵 만드는 기술을 배우면 배고픔은 없겠다 생각했죠.”
최진남 명장이 제과제빵업에 뛰어든 것은 어린시절의 가난함 때문이었다. 빵을 만들 수 있으면 배고픈 삶을 이어가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시작했던 그 세월이 어언 40년이나 됐다.
매장에 들어서면 여러 종류의 먹음직스런 빵과 함께 다양한 상패가 눈에 띈다. 베이커리페어 경진대회 등 전국 유명 대회에서 입상해 받은 것들이다. 빵에 대한 그만의 집념이 담긴 노력과 열정의 산물이기도 하다.
지금의 최진남 명장과 최동순 베이커리를 있게 한 빵은 단연 ‘김치 유산균 빵’이다. 김치 유산균을 이용한 쌀 자연 발효종을 제조, 2018년 특허를 획득했고 이 공로로 같은해 미추홀 명장에 선정됐다.
최 명장은 “새롭고 건강에도 좋은 빵을 개발하기 위해 3년반 동안 연구와 투자를 많이 했다”며 “한국 제빵업계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만든 빵이 많은 사랑을 받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최동순 베이커리는 지난 6월 인천에서 유일하게 국민추천 백년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백년가게는 업력 30년 이상 점포 중 경영자의 혁신 의지, 제품·서비스 차별화, 영업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선정한다. 100년 이상 생존·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가 컨설팅과 역량 강화 교육 기회 등을 제공한다.
최동순 베이커리가 대형 프랜차이즈에 맞서 인천에서 동네빵집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는 이유를 최 명장에게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다른 빵집처럼 이전 안 하고, 내 고향이기 때문에 좋고 하다보니 아들까지 하게 돼 많이 사랑 받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제과제빵인의 길을 걷고 있는 아들 최동순 기능장도 2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뛰어난 기술로 이름난 장인을 ‘명장’이라고 한다. 평생을 어느 한 분야에만 매진해 최고 전문가가 되는 것이기에 그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누구나 명장이 될 순 없다. 명장이 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최 기능장은 "한 우물을 파고, 매진하고, 노력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과제빵뿐 아니라 어떤 분야든 하고자 하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빵에 대해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숙지해야지 무작정 시작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창업을 꿈꾸는 예비 제과제빵인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명장에 기능장, 최고 반열에 오른 이들에게도 또다른 꿈이 있을까? "내가 태어나고 살아온 고향 인천에서 빵하면 최동순 베이커리, 인천 제과제빵의 최고로 인정받고 싶다."
인천 최고를 향한 최진남·최동순 부자(父子)의 노력은 오늘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 글·사진 = 이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