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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치킨집? 이제는 옛말…"폐업이 더 많아"

국토연구원 리포트 '치킨집 개·폐업으로 보는 지역별 특성 변화' 발표
자영업 대표 업종 '치킨집' 개업보다 폐업 많아…자영업 관련 지표 '위험' 수준
2000년 초반 '팽창' → 2000년 중반~2010년 중반 '정체' → 2010년 후반 '쇠퇴'
구도심 '도태', 신도시 '성장', 지방 중소도시 '쇠태'
"지역의 현재 상황과 특성에 맞는 지역상권 활성화 정책 필요"
수도권·광역시·지방 대도시 '경쟁', '도태'…농어촌 '부족', '안정'

 

국내 자영업자를 대표하는 업종 중 하나인 치킨집이 사라지고 있다. 

 

저성장과 고용 악화 등으로 신규진입은 계속되고 있으나, 경쟁 과다 및 미숙련 등 이유로 높은 폐업률을 기록하며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치킨집의 문제라 보기 어렵다. 자영업 관련 지표가 ‘위험 수준’임을 의미한다.

 

30일 국토연구원(원장 강현수)이 발표한 국토이슈리포트 제29호 ‘치킨집 개·폐업으로 보는 지역별 특성 변화’(오창화 전문연구원, 이영주 국토시뮬레이션센터장)에 따르면 이같은 결과가 나온다.

 

국토연구원이 치킨집에 주목한 것은 치킨집이 자영업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창업 업종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지역의 민생경제 모니터링을 위한 체감지표로서 활용했다.

 

◇ 2000년 초반 '팽창' → 2000년 중반~2010년 중반 '정체' → 2010년 후반 '쇠퇴'

 

 

지난 20년간(2000년~2019년) 치킨집 개·폐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초반은 치킨집의 수가 급증하는 팽창 단계였다.

 

200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중반 까지는 개·폐업의 수가 비슷한 정체 단계, 2010년대 후반부터는 폐업의 수가 개업을 역전하는 쇠퇴 단계로 나타났다.

 

이 기간의 실업자 수 추세와 비교해 보면, 2008년과 2013년 등 경제위기 및 실업자 수 급증 시점과 개업 증가 시기가 일치한다.

 

2000년대 초중반에 매년 1만 여개 이상의 치킨집이 개업했다. 월드컵이 개최된 2002년에는 무려 1만3707개 치킨집이 전국적으로 개업하여 지난 2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폐업 건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고, 2005년부터 폐업 건수와 개업 건수가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면서 정체 단계로 진입했다.

 

2005년부터 2014년 사이 치킨집의 총 영업 업체 수는 약 9.77% 증가하는 데에 그쳤으며,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폐업 건수가 개업 건수를 앞지르며 총 영업 업체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4년을 기점으로 개업 건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2017년에 5960건을 기록하며 최저치에 도달하였으며, 2014년에서부터 2019년까지 치킨집 업체 수의 증가율은 약 -9.22%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쇠퇴했다.

 

◇ 수도권·광역시·지방 대도시 '경쟁', '도태'…농어촌 '부족', '안정'

 

 

이러한 치킨집의 흥망성쇠가 모든 지역에서 같은 흐름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치킨집 개·폐업 건수, 인구대비 업체수 등을 기준으로 기초지자체별 지역 특성을 구분한 결과, 2019년 기준으로 수도권과 광역시, 지방 대도시는 주로 ‘경쟁’ 혹은 ‘도태’ 유형으로 나타났으며, 일부지역은 ‘쇠퇴’ 유형에 해당하였다. 

 

대부분의 농촌 지역은 ‘부족’ 유형과 ‘안정’ 유형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특성에 따라 상이한 경향이 나타났다. 

 

치킨집 개·폐업과 업체 한 개당 인구수의 3개 지표의 경향성을 바탕으로, 전국의 모든 기초지자체를 ‘부족, 성장, 포화, 경쟁, 도태, 쇠퇴, 안정, 불안정’의 8개 유형으로 분류하면, 도시 지역은 개·폐업 건수가 큰 변동을 보이며 시기별 유형이 급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2000년대 초반에 포화 유형을 보이던 지역이 경쟁, 도태 유형으로 변하여 폐업의 비중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농촌 지역은 개·폐업 건수의 큰 변화가 없었음에도 2000년대 초반에 부족 유형에서 2010년대 후반 안정 유형으로 바뀌는 경향을 주로 보이며, 이는 지역의 인구감소로 인하여 업체 한 개당 인구수가 줄어들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구도심 '도태', 신도시 '성장', 지방 중소도시 '쇠태'

 

도시지역 내에서도 구도심, 신도시, 지방 중소도시의 차이에 따라 변화 양상이 달랐다.

 

구도심의 경우에는 이미 ‘경쟁’ 유형을 지나 ‘도태’ 유형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고, 신도시는 개발에 따른 성장 지역으로 치킨집 개업도 ‘성장’ 유형을 보이며, 지방 중소도시는 지속적인 활력 감소에 따라 ‘도태’에서 ‘쇠퇴’ 유형까지 진입하는 경우가 다수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리포트를 작성한 오창화 전문연구원은 "분석결과와 같이 지역특성에 따른 치킨집 생멸에도 지역적 편차가 크므로, 지역의 현재 상황과 특성에 맞는 지역상권 활성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고 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자영업의 바로미터로서 치킨집 개·폐업 정보를 활용하였으나, 향후에는 이처럼 민생경제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의 적극적 발굴 및 활용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소상공인 개·폐업 현황 등의 생멸 데이터 뿐만 아니라 개인 신용카드 소비 데이터, 업체별 매출액 데이터 등 지역 경제와 관련된 민간 데이터의 발굴 및 활용 확대 방안의 모색"을 제안했고, "다양한 실물경제 지표를 활용하여 지역별 현안과 특성을 고려한 지역 맞춤형 활성화 정책 수립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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