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3.1℃
  • 흐림강릉 25.2℃
  • 서울 23.9℃
  • 대전 26.2℃
  • 대구 28.1℃
  • 울산 27.2℃
  • 흐림광주 27.9℃
  • 부산 26.2℃
  • 흐림고창 27.9℃
  • 구름많음제주 33.6℃
  • 흐림강화 24.1℃
  • 흐림보은 25.9℃
  • 흐림금산 28.8℃
  • 흐림강진군 28.6℃
  • 흐림경주시 28.1℃
  • 흐림거제 26.9℃
기상청 제공

지자체로 들어 온 AI(인공지능)...어르신 돌보미역할 '톡톡'

동구.계양구, 노인 치매예방사업에 AI 활용 중
성과 및 반응 좋아 확대 예정...타 지자체에도 파급 전망

 

 지난 2016년 세계는 대한민국을 주목했다. 사람 간이 아닌 사람과 인공지능(AI) 사이의 바둑대결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AI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대다수 사람들은 기존 컴퓨터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AI를 생각해 이세돌의 우위를 점쳤다. 그러나 결과는 4대 1 알파고의 승.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AI는 ‘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로 우리말로 풀이하면 인공지능이라는 뜻이다. AI와 기존 컴퓨터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계산을 통해 주어진 일을 수행하지만 AI는 여기에 인공 신경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바둑대결 이후 사람들은 우스개소리로 ‘AI가 향후 인간을 지배한다’, ‘모두 실직자로 만들 것이다’ 등등 불안한 미래를 예견했다.

 

실제로 AI가 산업화에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조금씩 활용되고 있다. 각종 암의 식별과 검사, 의료 네트워크를 통해 질병을 예측하는 데 쓰이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는 가짜뉴스를 적발하는 데 있어서도 인공 신경망을 통해 사실 여부를 가려내고 있다.

 

인천시 지자체들도 AI를 이용해 행정을 펴고 있다. 특히 동구와 계양구는 치매예방과 노인 건강 분야에 AI를 적극 활용해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 동구 치매예방 로봇 ‘실벗’

 

동구는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으로 젊은층이 빠져나가고 노년층 비율이 급속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의 인구비율이 전체 21.1%로 이미 고령화에 접어들었다. 구는 이런 상황에 맞춰 5595만 원의 예산을 들여 노인들의 치매예방을 위한 로봇 실벗을 도입했다.

 

동구치매에방 로봇 ‘실벗’은 인지 기능 저하속도를 늦추고 기억력, 시·공간력, 추론 및 판단력 등 두뇌활동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20개의 콘텐츠들이 내장돼 있다. 개인별 학습 수준에 따라 콘텐츠의 난이도와 조절이 가능 해 맞춤형 훈련을 할 수 있다.

 

수업 진행은 우선 실벗을 중심으로 반원 형태로 자리가 배치되고 참가자들은 태블릿PC를 지참한 뒤 자리에 앉는다. 실벗의 뒤로는 55인치 대형TV가 설치된다.

 

실벗은 본인을 중심으로 한 TV와 태블릿 PC 그리고 바닥에 설치된 스퀘어 보드를 각각 제어하며 참가자와 양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실벗은 참가자들의 수준에 따라 난이도를 제어한다.

 

프로그램은 전두엽 훈련 8종, 측두엽 8종 후두·두정엽 4종으로 이뤄져 있다. 전두엽을 훈련하는 콘텐츠는 ▲머릿속 한글 세상 ▲가위바위 보▲그림자 찾기 등이 있다.

 

머릿속 한글세상은 실벗이 들려주는 한글 단어를 기억한 후 각 단어의 가로선, 세로선, 사선, 동그라미 등의 개수를 알아맞히는 형식으로 추론력과 판단력을 길러준다. 그림자 찾기는 참가자가 갖고 있는 패드를 통해 실벗이 제시하는 이미지의 그림자를 맞추는 것으로 주의력 및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측두엽 훈련은 주로 기억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벗따라 종종종▲이야기보따리▲무엇일까요? 등으로 구성됐다. 실벗따라 종종종은 바닥에 설치된 스퀘어 보드에서 로봇이 이동하는 경로를 본 뒤 직접 스퀘어 보드에서 따라하며 경로를 맞추는 게임이다.

 

이야기보따리 컨텐츠는 집중력과 함께 기억력을 자극시킨다. 실벗이 들려주는 이야기 내용을 기억한 후 숫자 계산, 단어 기억 등과 연관된 문제를 맞춰야 한다. 무엇일까요?는 실벗이 들려주는 힌트를 듣고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지 알아내는 게임이다.

 

이외에도 실벗은 후두·두정엽이 담당하는 계산력과 시·공간능력을 기를 수 있는 콘텐츠도 내장됐다. 실벗이 TV 화면에 표시하는 지폐와 동전의 합계를 암산해 얼마인지를 알아맞히는 ‘얼마일까요?’, 정해진 크기의 도형을 사각형의 블록 안에 빈틈없이 넣는 ‘지혜의 판’ 등이 있다.

 

프로그램은 치매안심센터 노인들을 대상으로 연중 실시되며 주 1회 3개월 과정이다.

 

▲ 내 손안의 손자 ‘효돌’

 

계양구 역시 치매예방을 위해 AI로봇 ‘효돌’이를 도입해 지역 노인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효돌이는 어린이 모습을 한 인형 로봇으로, 노인들의 주요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며 말을 건네도록 프로그램 돼 있다. 여기에는 노년기의 생활에 대한 데이터와 연구 논문들이 학습 돼 있다.

 

식사, 체조, 약 복용시간 일상을 관리해주며 센서를 통해 움직임을 감지해 반응하기도 한다. 또 외출을 다녀오면 인사를 하는 등 외로운 노인들의 정서적인 만족감도 높여준다.

 

만약 노인에게 무슨 일이 생겨 효돌이가 평소와 달리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다면 보호자 및 생활지원사 복지관 등 보호기관에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효돌의 손을 길게 누르면 지정된 보호자에게 곧바로 메시지가 전달돼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고독사나 위급상황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보호자는 효돌이 전용앱을 통해 노인들에 대한 기본정보를 세팅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 처했는 지 알 수 있다. 또 그간 노인의 행동패턴과 정보를 전용서버에 축척해 관리자들이 이를 확인하거나 지역사회의 정책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효돌이는 현재 전국 복지관과 의료원 등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서울, 부산 등 여러 지자체에서도 관내 노인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유일하게 계양구가 효돌이 임대사업을 실시 중이다.

 

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치매안심센터 등록 경도인지장애, 치매사례관리대상자 중 홀몸 또는 거동불편자 등 26명에게 효돌이를 임대했으며 올해 1092만 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장기간 사회활동이 제약되면서 늘고 있는 어르신들의 고립감·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드리고자 도입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웅기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