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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적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 시사한 LG…주가 12% 급등

권봉석 대표이사 사장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방향 검토"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
LG전자 직원 "이미 오래전부터 감지…머리 좋은 이들은 벌써 이직"
LG전자 주식 12.8% 급등…적자 사업 매각 검토 호재로 받아들인 듯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을 맡은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에 달한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과 관련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비즈니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우리의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 매각으로 최종 결정되더라도 기존 인력의 고용은 유지된다고도 했다. 권 사장은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사업 운영 방향이 결정되는 대로 투명하고 신속하게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내부 직원들은 이 상황을 이미 오래전부터 감지했다는 반응이다. LG전자 VC(자동차전장)사업부 A씨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감지된 일이다. 지난해부터 직원들의 사업부서 이동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MC사업부는 철수하는 분위기”라며, “머리 좋은 이들은 벌써 이직했고 남은 이들은 다른 사업부로 이동 중”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오늘 CEO의 발표는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그동안 일각에서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설이 나오긴 했지만,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그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 매각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이를 호재로 인지했다. 누적 영업적자 5조 원에 달하는 사업이 매각 또는 대폭 축소될 경우 회사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12.84%(1만9000원) 급등한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14만8000원)도 훌쩍 넘었다. 

 

한편, 이번 발표로 일주일 전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CES 2021’에서 공개해 전 세계적 호평을 받은 ‘LG 롤러블’의 출시도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LG 롤러블’은 화면이 둘둘 말리는 스마트폰으로, CES 2021 최고상에서 최고 모바일 기기로 선정됐다. 이 같은 호평에도 출시 일정이나 제품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의문을 자아냈다. MC사업본부 매각을 염두한 기술 과시용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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