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무호흡 환자 치료 시 편리하다는 이유로 자주 사용하는 ‘자동 양압기’ 수치에 100%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은 최근 이비인후과 김현준·박도양 교수팀이 수면 무호흡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와 자동 양압기를 동시에 사용해 각각 무호흡 정도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전략과제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의료개발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가벼운 수면 무호흡은 주간 졸림, 피곤, 집중력 저하 등을 일으키지만 중등도 이상의 수면 무호흡은 고혈압, 당뇨, 뇌졸중, 부정맥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다.
만일 자다가 자주 깨거나 낮에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 주변 사람들이나 본인이 코 고는 소리를 듣거나 수면 중에 숨을 멈추는 증상이 있다면 수면 무호흡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처럼 수면 무호흡이 있을 경우 양압기를 이용한다. 수면 중 코를 통해 강한 압력의 공기를 넣어 좁아진 기도를 열어줘서 무호흡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치료다. 특히 2018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많은 환자들이 어렵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
수면 무호흡은 1차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되면, 2차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적절한 압력을 측정해 양압기 압력 처방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시간, 비용 등의 문제로 많은 경우 2차 수면검사 대신 무호흡의 빈도에 따라 자동으로 압력을 조절해 주는 자동 양압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자동 양압기는 수면다원검사에 비해 대부분의 경우 무호흡을 적게 측정하고, 폐쇄성 무호흡과 중추성 무호흡 감별은 정확도가 낮았다. 특히 비만이거나 허리둘레가 두꺼운 대상자에서 더욱 부정확하게 나타났다.
이에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자동 양압기의 수치만으로 환자 상태를 판단하거나 진단하기보다는 오류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 주기적이고 체계적으로 환자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현준 교수는 “편리성 때문에 자동 양압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연구에서 측정되는 수치가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발생 기전이나 치료 방침이 전혀 다른 질병인 중추성·폐쇄성 무호흡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인 Sleep and Breathing 온라인판에 ‘Validating respiratory index of auto-titrating positive airway pressure device with polysomnography(수면다원검사를 이용해 자동 양압기에서 측정된 무호흡-저호흡 지수의 정확도 검증)’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