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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휘의 시시비비] ‘광화문 퀴어 축제’가 어때서?

  • 안휘
  • 등록 2021.02.24 06:00:00
  • 13면

 

 

일부 고급아파트에서 배달노동자들을 짐짝 취급하고 있다는 뉴스가 가슴을 저리게 하네요. 성 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 페스티벌’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도 실망스럽습니다. 우리 국민의 천박한 ‘차별의식’ 잔재를 보여주는 인권 후진국 현상이어서 씁쓸합니다. 인류는 ‘차별’에서 ‘평등’으로 끊임없이 진화해 왔지요. 구시대적 ‘차별주의’는 일소돼야 합니다.

 

지난해 한 아파트 경비원이 몰상식한 입주민의 반복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이 있었지요. 고통을 호소하는, 고인이 남긴 처절한 육성과 CCTV녹화 장면 속에서 피의자가 힘없는 경비원을 밀치고 때리고 모욕하는 장면은 참담했습니다.

 

최근 배달노동자들을 차별하고 천대한 일부 아파트의 미개한 ‘갑질’ 소동은 어떤가요? 오토바이 출입을 아예 금지해 배달물건을 들고 먼 거리를 걸어 들어가야 한다지요. 배달노동자들을 화물 엘리베이터로 몰아낸다는 소식은 듣는 귀를 의심케 합니다. 배달비 몇 푼 벌려고 시간 싸움을 벌여야 하는 노동자들의 처지를 왜 그렇게 못 헤아려주는 걸까요?

 

오는 4월로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뜨거운 전쟁이 시작됐군요. 그런데 그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광화문 퀴어 축제’논쟁은 또 뭡니까?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퀴어 축제에 관한 질문에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네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과 지도부도 대략 같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니 안타깝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우상호 예비후보들은 조심스러운 태도로군요. ‘간 보기’ 행태를 끝내고 하루빨리 자신들의 생각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 같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광화문 퀴어 축제’는 차별받지 말아야 합니다. 성 소수자들은 범법자도 혐오대상도 아닙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동성애자들도 하느님의 자녀들”이라며 “동성 커플도 법적 보호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잖아요. 그들의 삶에 대한 공감 여부와는 별개로 절대로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똑같이 존중받아야 할 고귀한 형제자매들입니다.

 

사람이 많은 광화문에서는 안 되고 동대문에서는 된다고요? 인터넷 시대, 영상 시대에 이 무슨 케케묵은 구시대적 인식입니까? 어디에서 하건 볼 사람 다 보고, 안 볼 사람은 안 봅니다. 이제는 진정으로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 세상으로 가야 하지 않겠는지요. 대다수 다른 인생과 마찬가지로 성 소수자들의 운명도 ‘의지적’이 아닙니다. 인종차별 타파를 위해 일생을 치열하게 살다 간 넬슨 만델라의 명언으로 차별받는 모든 이들을 위로해 드리고 싶네요.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 엄동설한에 부디, 지치지도 절망하지도 마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