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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택배 노동자 위한 전용 주차면 만든 경기도

도정 목표 ‘노동이 존중받는 공정한 세상’에 어울리는 배려

  • 등록 2021.04.19 06:00:00
  • 13면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택배물량이 급증했다.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전체 18개 택배 사업자의 지난해 택배 물량은 총 33억7818만9000 개였다. 이는 2019년보다 21% 증가한 것이다. 택배 물량은 2016년 20억 개를 돌파했다. 그 후 매년 10% 정도씩 증가했지만 코로나19가 세상을 지배한 지난해에는 평년 증가율보다 2배가 넘는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곳은 택배 회사들이다. 택배 노동자 역시 수입은 늘어났다고 하지만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물량을 처리하다가 급기야 과로사로 숨지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심야·새벽배송을 끝낸 택배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부검결과 과로사 증상인 뇌출혈이 발생했고 심장 혈관이 많이 부어오른 상태였다고 한다. 같은 달 24일에도 한 택배노동자가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8년차인 택배기사인 그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주 6일을 근무했고 하루 평균 200개에서 250개, 한달 평균 5500~6000개를 배송했다고 한다. 

 

전국택배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노동자 15명, 올해 4명이 과로사 추정 사인으로 세상을떠났다고 한다. 택배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파트 입주자들은 보행 안전 등을 이유로 택배차량의 지상 진입을 막고 있다. 택배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면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부터 손수레로 각 세대의 문 앞까지 일일이 짐을 옮겨야 한다. 이에 택배노조가 지난 14일 택배차량의 지상 진입을 막는 서울의 한 아파트에 대해 세대별 배송 중단을 선언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가 택배 노동자들을 위한 ‘택배차량 전용주차면’을 조성한 것은 칭찬 받아야 할 일이다. 도는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해양수산자원연구소,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스타트업캠퍼스, 경기테크노파크 등 총 27개 도 사업소와 공공기관 중 25개 기관에 택배차량 전용주차면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2곳도 상반기 이전에 완료할 방침이라고 한다. 특히 건물입구와 최대 가까운 곳에 전용 주차면을 만들엇기 때문에 택배 차량과 배달장소와의 동선을 최소화했다. 택배 노동자들은 이 세심한 배려에 고마워하고 있다. 택배 노동자들의 주차 불편이 해소될 뿐 아니라, 노동 강도도 완화되기 때문이다. ‘노동이 존중받는 공정한 세상’을 외치는 경기도가 택배 노동자들에게준 작지만 고마운 선물이다. 

 

도청(북부청사, 남부청사)에 설치된 ‘무인택배함’도 택배노동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한 배려다. 과거엔 택배 노동자가 직접 직원들의 근무처를 찾아가 물건을 전해줬지만 지금은 택배함에 배송물을 넣은 뒤 안내문자를 보내면 수령자가 나와서 물건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수령자가 자리에 없어도 배달이 가능한 시스템이므로 노동강도가 크게 줄어든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처럼 작은 실천들이지만, 고된 업무를 하고 있는 이동노동자들이 실질적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들 역시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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