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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배려 없는 지하보도... 이동약자들에겐 너무 높은 문턱

 

“배려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무시하는 것 같아요. 길 건너는 사소한걸로도 속이 상하네요.”

 

교통흐름을 위해 설치한 지하보도가 교통약자들에겐 높은 문턱으로 자리 잡았다. 약자들을 위한 배려 없는 출입구 턱과 가파른 계단이 길을 건너는데 어려움을 주기 때문이다. 교통약자를 위한 대안으로 엘리베이터 설치를 권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마땅치 않아 보인다.

 

12일 찾은 수원시 장안구 수일지하보도. 길을 건너기 위해 들어선 지하보도 입구엔 경사로 대신 계단이 마주하고 있어 장애인들이 지나가기엔 너무 높은 문턱이었다. 다리가 불편한 노인들도 이용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눈앞에 있는 왕복 6차선 도로를 가장 빨리 건너는 방법은 지하도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이동약자들은 120m가량 떨어져 있는 횡단보도를 이용해 길을 건너야만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노인은 호기롭게 지하도를 내려갔지만, 건너편의 가파른 계단에서 쉬었다 올라갔다를 반복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횡단보도가 없는 교차로를 건너기 위해 120m의 먼 거리를 우회해 횡단해야 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한 주부는 지하보도 앞은 횡단보도가 없어 길을 빙 돌아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겪고 있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용인의 영덕지하차도 역시 이동약자를 위한 배려는 없었다. 입구의 계단은 턱이 자리 잡았고,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없어 지하보도를 이용한 횡단은 불가능했다. 

 

전동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교통약자들은 200m가 넘는 거리를 이동, 횡단보도를 건너 다시 돌아오는 불편을 반복해야 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가까운 거리도 빙 돌아가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장애인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끄는 이동약자들을 위해서 지상보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자체들도 장애인들을 비롯한 이동약자에 대한 불편함을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설치 혹은 경사로 설치에 예산의 어려움이 따르고 있지만 점차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지하보도는 과거의 교통중심 패러다임이고, 지금은 지하보도 보다는 지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교통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편리성이 강조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상보도를 추진하려 한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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