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0 (토)

  • 구름많음동두천 29.5℃
  • 흐림강릉 30.0℃
  • 구름많음서울 30.4℃
  • 구름많음대전 29.9℃
  • 구름많음대구 29.9℃
  • 구름많음울산 29.0℃
  • 구름많음광주 30.2℃
  • 구름많음부산 29.6℃
  • 구름많음고창 30.7℃
  • 맑음제주 32.5℃
  • 흐림강화 28.0℃
  • 구름많음보은 28.6℃
  • 구름조금금산 31.0℃
  • 구름조금강진군 32.0℃
  • 구름많음경주시 30.0℃
  • 구름조금거제 27.7℃
기상청 제공

[사설] 정치권 세대교체 성패, ‘혁신 콘텐츠’에 달려있다

확증편향 찌든 진영주의 핵심 정치꾼들 용퇴 마땅

  • 등록 2021.05.26 06:00:00
  • 13면

제1야당 국민의힘에서 시작된 ‘젊은 피’ 돌풍이 심상치 않다. 한 번도 총선에서 당선된 적이 없는 만 36세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초선의원들이 국민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새 바람의 기수로 등장했다.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만만치 않다. 중요한 것은 바람 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이 내세울 변화의 지향점이다. 어떤 콘텐츠로 국민이 원하는 시대 정신을 구현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제대로 된 지표가 세워지지 않고 국민으로부터 박수를 받지 못한다면 결국 한바탕 헛바람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제1야당에서 먼저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난 것은 철저하게 절박한 필요성에 의해서이다. 4·7 재보선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는 결코 내부혁신의 결과물이 아니었다. 철저하게,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에 다른 반사이익으로 읽는 것이 옳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권을 잃고 난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당명만 바꿨을 따름 한 번도 제대로 된 환골탈태를 일궈낸 적이 없다.

 

국민의힘 내의 권력 구도에서 여전히 이른바 ‘태극기 부대’에 이념의 뿌리를 둔 수구꼴통 근성을 지닌 무리가 핵심으로 온존한다. 완승으로 끝난 지난 4월 재보선 이후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거 회귀의 타성에 젖은 한심한 속살을 노정했다. 선거를 망치고, 당을 망친 중진들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는커녕 또다시 작은 승리 밥상에 숟가락을 얹거나 권좌 복귀를 노리는 뻔뻔스러운 구태를 보이기도 했다.

 

제1야당에서 나타난 ‘세대교체’ 바람은 창의적이기보다는 민심의 변화에서 비롯된 압력의 산물이다. 이런 흐름은 단지 야당에 머물지 않고 필연적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도 나타나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통치에 대해 국민이 후한 평가를 하고 있다는 증거는 여전히 부족하다.

 

정치사에 비춰보더라도, 보수를 대표해온 국민의힘에서 먼저 이런 바람이 거세게 일어난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일 것이다. 민주당의 리더십 역시 시나브로 노쇠해지고 있다는 인상이 뚜렷한 게 사실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고인 물’ 리더십이 온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어온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바야흐로, 여야 정치권은 작금 거센 태풍으로 번지고 있는 젊은이들의 ‘혁신’ 갈망을 건강한 시대 정신으로 충실히 받들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중요한 것은 중진들의 책임의식과 용퇴(勇退) 정신이다.

 

오늘날 민심을 들끓게 만든 ‘불공정’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나. 저질 패거리 정치로 국민을 분열시켜온 허물은 또 누구에게 있나. 도무지 부끄러운 줄 모르고 확증편향의 진영주의(陣營主義) 뻘밭에서 권력의 꿀단지를 끌어안은 채 조금이라도 더 챙기려고 뒹군 핵심 정치꾼들은 이제 물러나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바꿔낼 기회를 과감하게 물려주는 것만이 마지막 소명일 수 있다. 우리 정치권에서 모처럼 일어난 ‘세대교체’ 선풍이 어떤 성과로 귀결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소한 정치혁신을 갈구하는 국민의 소망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빈다. 여야 정치권은 진정 국민을 위한, 나라를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헤아려야 할 때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