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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공 100년, 진정한 대국이 되려면

‘관용·쌍방향’ 없는 리더십 국제 고립 초래

  • 등록 2021.07.02 06:00:00
  • 13면

‘유소작위’(有所作爲:할 수 있는 일을 나서서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성과를 취득하고 그에 걸맞게 밖으로 영향력을 드러낸다). 지난달 7일 중국의 대입 수능인 가오카오(高考)에서 출제된 논술 제목이다. 2012년 취임한 시진핑 국가 주석의 팽창적 대외전략을 상징하는 단어다.

 

중국은 1일 공산당(중공) 창당 100주년을 맞았다. 1921년 창당,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한 중국은 현재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대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창당 100주년을 전후해 공산당의 업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전방위에 걸쳐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도 없다(沒有共産黨, 就沒有新中國)”는 문구는 중국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내년 당 대회에서 3연임을 노리고 있는 시진핑 주석은 창당 100주년 기념 연설을 통해 “외부 세력이 괴롭히면 강철 만리장성에 부딪혀 피가 날 것”“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세계 최강을 향한 ‘중국몽(中國夢)’을 천명했다.

 

1989년 톈안먼 사태에 놀란 중국 지도부는 우리의 MZ에 해당하는 2030 세대를 상대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애국적 민족주의와 결합시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격화되고 있는 패권 경쟁으로 미국의 거센 압박과 제재에 직면한 중국은 경제적으로 내수 중심의 쌍순환 전략과 함께 사상적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며 맞서고 있다. 힘을 바탕으로 하는 국제질서에서 중국의 이 같은 결기는 어쩌면 당연하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공존의 룰 속에서 진행돼야 한다.

 

중공 당사문헌연구원은 최근 ‘중공 100년 대사건’ 중 하나로 6·25 한국전쟁 참전을 거론하며 “항미원조(抗美原朝) 전쟁은 위대한 승리로 중국 인민이 세계 동방에 우뚝 섰다는 것을 알린 선언서이자 위대한 부흥으로 나아가는 중대 이정표”라고 언급했다. 한국전쟁을 미·중 갈등에 연계시키며 북한 침략전쟁을 노골적으로 왜곡시키고 있다. ‘역사 동북공정(東北工程)’에 이어 김치·한복·삼계탕, 심지어 태극기마저 자신들의 것이라며 ‘문화 동북공정’까지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저개발국가를 상대로 추진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인프라투자 사업은 초기에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서 저당으로 잡힌 인프라 시설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등 일대일로가 힘없는 국가들에게 ‘부채의 함정’이 됐다. 또 사드 보복에서 보듯 중국은 자신들을 건드리면 가차 없이 응징하는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펴고 있다.

 

중국은 건국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미국을 압도하는 최강자를 꿈꾸고 있다. 중국은 56개의 민족으로 구성돼 있고 14개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통일과 분열이 끊임없이 반복돼온 역사다. 중국계 미국인인 미 예일대 에이미 추아 교수는 로마 몽골 등 역대 제국들의 전성기를 가능케 한 공통된 원천은 완력이 아닌 ‘포용·관용’ 임을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트럼프보다 정교한 부드러움과 다자주의로 미국의 위상을 회복하려 하고 있다. 중국이 진정한 대국으로 굴기(屈起)하려면 공존의 쌍방향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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