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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민해진 ‘북한’ 변수…위험·기회 함께 살피길

극심한 경제난 속 한미훈련 맹비난, ‘실용적’ 대응을

  • 등록 2021.08.11 06:00:00
  • 13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 개시일인 10일 담화를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 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매듭을 도무지 풀어내기 어려운 북한 비핵화라는 난제 앞에서 우리가 전전긍긍하고 있는 사이에 ‘북한’이라는 변수는 점점 더 예민해지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혜롭고 실용적인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면서 스스로 절박한 처지를 감추지 않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만성적인 식량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장기 봉쇄, 함경남도 폭우피해까지 겹치며 내부의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북한이 부쩍 ‘위기’를 입에 올리는 이변이 연출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사상 초유의 세계적인 보건 위기와 장기적인 봉쇄, 재해성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난관’,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오늘’ 등의 표현을 동원한 것은 북한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최근 함경남도에서는 집중 폭우로 주택 1천100여 가구가 물에 잠기고 5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 사정을 아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식량난이 계속되는 북한에서 군량미가 주민에게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내년 초까지 약 400만t의 군량미가 계속 방출될 계획이지만, 무상 배급을 기대했던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게 아사히신문의 기사 내용이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감시단은 최근 북한이 경제 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위반한 채 올 상반기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했다는 평가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 북한은 경제가 악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부품과 기술 도입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 터진 ‘충북동지회’ 사건은 여론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의 지령과 공작금을 받아 스텔스기 도입 반대 투쟁을 벌이고, 혈서로 ‘원수님의 충직한 전사로 살자’라는 충성서약까지 했다는 뉴스에는 어안이 벙벙하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이런 시대착오적인 간첩 사건이 일어난다는 게 사실인가 야릇하고 의심스럽다.

 

전작권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정부의 처지에서 북한의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시비와 비난은 야속한 일이다. 100만 명 이상의 아사자가 속출했던 30여 년 전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의 비극이 재연될 위험성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정부 당국은 물론 여야 정치권이 이 문제를 복합적으로 바라보고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저질 폭로전과 네거티브 수렁에 빠진 대선 국면에서 북한 변수를 악용하는 일부터 없어야 한다. 유불리를 셈하여 민심을 호도하려는 술책 또한 안된다. 원래 난해한 데다가 더욱더 복잡해지고 있는 대북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더욱더 실용적인 해법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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