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사퇴하면서 그를 지지하던 인천 국회의원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정 전 총리 측에 따르면 전날 캠프 해단식을 치르고 대선 경선 후보에서 공식 사퇴했다.

이날 해단식 직후 정 전 총리를 지지한 국회의원 30여 명이 모였다. 앞으로 행보를 논의하는 자리였는데, 이들은 경선이 끝날 때까지 다른 후보를 돕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선 1·2위를 차지한 이재명, 이낙연 캠프 관계자들도 "아직 인천 국회의원들의 접촉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이 약속을 지키는 국회의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정부에서 입각이나 당내 입지 확장을 노린다면 캠프에서 활동하는 것만큼 쉽고 확실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 굳이 공식적으로 캠프에 합류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후방 지원이 가능해 어떻게든 특정 후보와 연을 이으려 노력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대부분의 관측이다.

그간 정 전 총리를 지지한 인천 국회의원은 김교흥(서구갑)·맹성규(남동갑)·이성만(부평갑)·홍영표(부평을) 등 4명이다.

우선 인천의 대표적인 정세균계인 김교흥 의원은 캠프 조직직능총괄본부장이었다.

그는 정 전 총리의 당대표 시절 수석사무부총장을, 국회의장 땐 국회 사무총장과 의장 비서실장을 맡았다. 관계가 각별한 만큼 정 전 총리가 직접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이상 다른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 경선 흥행과 대선 승리라는 명제가 최우선"이라면서도 "정 전 총리가 직접 움직이지 않는 이상 김 의원도 다른 캠프로 움직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3명은 생각이 조금 달라 보인다.

당초 이광재 의원을 돕던 맹성규 의원은 이 의원이 정 전 총리 지지와 경선 포기를 선언하면서 캠프에 합류했다. 최근 인천의 시의원과 구의원들이 정 전 총리 지지선언을 했는데, 여기에 남동갑 소속 시·구의원들도 다수 참여했다.

한 남동구의원은 "아직 맹 의원의 특별한 메시지는 없다"면서도 "시·구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다른 캠프에 합류하는 것까지 만류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경선관리위원을 맡은 이성만 의원은 정 전 총리의 후방 지원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시·구의원들의 정 전 총리 지지선언 당시에도 부평갑 소속 시·구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성만 의원 측 관계자는 "당직을 맡아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없는 위치"라며 "부평갑 당원들이 개별 후보를 지지하는 건 지금도 자유롭게 하고 있다"고 했다.

홍영표 의원은 지난 7월 정세균 전 총리 정책간담회에서 그의 지지를 선언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활동이 없다 보니 이낙연 후보 지지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인천의 한 정치권 인사는 "민주당 경선은 인천에 오기 전 사실상 승부가 정해질 것"이라며 "호남 순회경선 전 대부분 지지 후보를 정할 것"이라고 봤다.

민주당 순회경선 일정은 오는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 다음 달 3일 인천에서 진행된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