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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에 맞서는 숨은 영웅 역학조사원

주말·공휴일 없는 고군분투, 근본적 대책 필요

  • 등록 2021.10.18 06:00:00
  • 13면

본보 18일자 9면 ‘안양시 역학조사원들, 사무실에서 컵라면으로 끼니 해결하며 고군분투’ 제하의 기사 사진을 보니 코끝이 찡하다. 안양시 만안구보건소 역학조사원들이 사무실 책상에서 컵라면과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장면이다. 먹다 만 컵라면 용기가 옆에 놓여있는 걸로 보아 식사를 미처 끝내지도 못한 채 역학조사에 열중하고 있는 듯하다.

 

이 사진은 최대호 안양시장의 SNS를 통해 알려졌다. 식당에 갈 시간이 없어 사무실에서 라면을 먹는 직원들의 모습에 최 시장은 “컵라면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보건소직원들의 고군분투가 눈물겹다” “허겁지겁 라면과 김밥을 먹으며 모니터에 집중하는 모습에 마음이 울컥했다”는 최시장은 역학조사원들에게 잘 차려진 식사는 호사가 돼버렸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기쁨의 점심시간을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방역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과 공직자들이 지쳐가고 있다. 점심시간조차도 허락되지 않고 매일 밤늦게까지 야근을 해야 하는 역학조사원도 마찬가지다. 역학조사원은 ‘감염병 수사관’이다. 감염병 원인과 특성을 발견해 내고 감염병유행을 차단하는 방법을 찾는 역학조사를 진행한다. 감염병 감염자와 증상수준을 구분하고 접촉자 추적과 격리상태 점검, 선제적 대응 조치를 취한다. 최근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역학조사원들의 업무는 가중됐다.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등 추가 확진자를 막기 위해 휴일도 없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확진자와의 면담을 통해 이동 동선에서 접촉자가 있었는지 확인할 뿐 아니라 확실한 이동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CCTV와 카드 사용 내역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이 같은 기초 조사가 끝나면 직접 현장으로 출동한다. 이런 현실이니 정시 퇴근이나 휴일 휴식은 어렵다.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 이후 일선 보건소 역학조사원의 하루 근무시간은 더 늘어났다. 보통 밤 9시~10시에 퇴근하고 새벽까지 일하는 경우도 흔하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기계라도 과부하 현상이 일어난다.

 

지난 5월에 열린 한국역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주형 전북대 의대교수(전북감염병관리단장)는 전국시도 소속 역학조사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근무시간이 평균 11.2시간에 달해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72.4%는 ‘인력부족과 업무량과다’가 이유라고 지적했다.

 

‘인천시 공무원 코로나19 과로사 재발방지 및 처우개선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13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효성 없는 밤샘역학조사를 폐지하고, 제대로 된 코로나19 과로사 재발방지대책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한 ‘인천시 보건소 노동자 코로나19 업무 실태 설문조사’(응답자 384명) 결과에 따르면 확진자 역학조사를 하는 상황실 근무자 가운데 월 80시간 이상 초과근무가 49.3%, 100시간 이상이 28.1%이나 됐다. 인천시의 24시간 비상대응 체계 가동으로 인한 업무과중과 과도한 초과근무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앞으로 또 어떤 질병이 덮칠지 모른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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