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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원시 ‘청소차량 배기관 수직상향 사업’ 칭찬 한다

시범 장착 효과 검증, 환경미화원 건강위해 전국 확산돼야

  • 등록 2021.11.08 06:00:00
  • 13면

수원시가 청소차량 배기관 수직상향 전환 시범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부분 청소차량의 배기관은 차량 뒤쪽에 설치돼 있다. 따라서 주로 차량 후방에서 폐기물 수거 작업을 하는 환경미화원은 배출되는 매연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게다가 청소차의 대다수는 디젤 차종으로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 배기가스를 배출한다. 이 배기관을 차량 뒤편 바닥이 아닌 조수석 뒤에 수직으로 설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배기가스가 차량 위로 배출돼 환경미화원들이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 배기가스에 덜 노출된다.

 

시는 2020 9월 자동차 전문 튜닝업체 준비엘의 제안으로 청소차량 배기관 상향 전환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전국 최초로 청소차량 6대에 수직상향 배기관을 장착해 1년여 동안 시범 운행, 효과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올해에도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에서 운영하는 청소차량 13대에 추가로 설치한 바 있다.

 

시는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자 사업의 장점·효과를 정리해 환경부에 제출했다. 이에 환경부가 지난 8월 이 사업을 벤치마킹, 우수사례로 인정해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가이드라인으로 채택했으며 전국 지방정부에 도입을 권장했다. 환경부는 이에 앞서 2019 3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지침을 전국 지방정부에 통보한 바 있다. 작업 특성상 청소차량의 배기가스에 상시 노출되는 문제 해소를 위해 청소차의 배기관의 방향을 왼쪽 90(차도 방향)로 전환하여 운행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의 차량안전기준에 특례로 반영했다.

 

수원시의 수직상향 배기관 장착사업은 환경부의 지침보다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염태영 시장은 배기가스는 잠깐만 들이마셔도 해로운데, 환경미화원들은 작업 내내 배기가스에 노출돼 있다며 다른 지방정부도 환경미화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청소차량 수직상향 배기관 장착사업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디젤 배기가스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청소차의 환경미화원들은 디젤 차량이 배출하는 배기가스 등 오염물질에 장기간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지난 2018, 20년 넘게 거리에서 일하며 디젤 차량 배기가스에 노출돼 폐암에 걸린 환경미화원 2명이 처음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이들에게 지방정부가 손해배상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판결도 나왔다. 폐암에 걸려 사망한 환경미화원 유족과 폐암 진단을 받은 다른 환경미화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이처럼 배기가스에 노출돼있는 환경미화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경기도도 지난 6월부터 청소차 배기관 방향을 뒤편 오른쪽에서 차도 방향인 왼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가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지침을 통보했지만 배기관 방향 전환 실적 편차가 크며, 한 대도 도입하지 않은 시군도 11곳으로, 방향 전환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매연 노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청소차를 친환경 전기·수소차량으로 교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당장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시의 청소차량 배기관 수직상향 전환 사업은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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