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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물 나는 ‘양당 충돌정치’, 이대로는 미래 없다

‘승자독식’ 구조 깨고 ‘다당정치’ 구조로 환골탈태 모색을

  • 등록 2021.11.17 06:00:00
  • 13면

‘양당정치’를 중심에 세우고 발전해온 한국과 미국의 정치체제가 막장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 국민의힘 윤석열의 거대정당 맞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는 대선판은 상대방을 향해 “감옥에 보내겠다”는 협박을 주고받을 정도로 막가는 수준으로 치닫는 중이다. ‘정책대결’이라는 선진적 선거의 본질은 실종되고 ‘티 뜯기 올림픽’ 형태로 추락하는 모습이다. 이 신물 나는 ‘양당 충돌정치’를 언제까지 견뎌야 할 것인가. 부디 누군가는 이 고질병을 고쳐낼 방안을 내놓고 추구해야 할 때 아닌가.

 

작금 벌어지고 있는 선거전 행태는 ‘대통령 선거’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저질선거로 흐르고 있다. 사소한 사생활 문제까지 망라하여 경쟁상대의 약점만을 들춰내고, 조금만 빌미를 잡아내기만 하면 침소봉대하여 떠든다. 없는 사실까지 지어내며 공격 소재로 삼는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 놓치지 않고 악의적으로 분석하고 민심을 들쑤셔서 상대방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금세 사달 낼 것처럼 떠들어댄다. 왜 이런 천박한 선거가 돼가고 있는 걸까.

 

그 결정적인 병인(病因)은 바로 완강한 승자독식(勝者獨食) 패턴을 굳혀놓은 시대착오적인 권력 구조 문제에 있다. 그 정점에 바로 ‘제왕적 대통령제’가 있고, 다당제(多黨制) 구도로 진화할 수 없도록 완강히 스크럼을 짜고 있는 기성정치의 카르텔 패악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선진 다당제 정치의 씨앗을 살리고자 시도됐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거대 양당의 추악한 ‘위성 정당’ 놀이로 처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여야 거대정당들은 도무지 이 나라 정치를 실질적으로 개혁하는 일에 관심이 없다. 며칠 전 국회가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정개특위) 구성안’에는 또 핵심 과제가 빠졌다. 지난 총선에서 드러난 ‘위성 정당’ 장난질을 고치려는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 회동에서 합의한 “위성 정당 폐해 여지가 있는 선거법을 개정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다음 총선 목전에 다다라 논의한들 거대 양당의 강고한 카르텔 구조 속에서 유불리에 대한 계산법만 난무할 뿐,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개연성은 희박하다. 제도개혁을 통해 소수의 목소리가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선진적 민주주의 체제 구축의 요체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정치권은 명백하게 ‘민주주의의 퇴보’ 행태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 선거가 품격 높은 정책선거가 되기는커녕 천박한 드잡이 격투기판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승자독식’이라는 말도 안 되는 꿀단지 때문이다. 이 추악한 죽기 살기 게임을 고쳐낼 길이 없는 게 아니다. 개인의 정치적 영달에 도취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고수하고 있는 여야 정치권의 고약한 카르텔부터 어떻게든 깨부숴야 한다. 정치인들 가운데는 ‘다당제’와 ‘중대선거구제’의 이상을 품은 인재들이 적지 않다. 다만 저 도도한 기득권 카르텔 파도 속에 파묻혀서 뜻을 펴지 못할 따름이다. 이번 20대 대선을 기점으로 누군가는 정치혁신의 깃발을 들기를 기대한다. 전쟁보다도 더 전쟁 같은 이 살벌한 ‘양당 충돌정치’로부터 벗어날 탈출구를 찾아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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