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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생명 보호’에 빈틈없는 경찰로 일대 혁신을

현장대응 권한 키우고, 상시 훈련시스템 제대로 갖춰야

  • 등록 2021.11.24 06:00:00
  • 13면

경찰이 동네북 신세다. 국민으로부터 연일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나타난 현상을 보면 경찰이 이런 처지가 된 건 남 탓할 형편이 못 된다. 범법자의 위협 앞에 목숨이 위태로운 시민을 제때에 효과적으로 구출해내지 못하는 경찰에 대한 민심은 사납기 그지없다. 차제에 경찰의 내외적 문제 핵심을 올바로 짚어내어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해내야 할 것이다. 위상이 막강해진 우리 경찰이 이렇게 무능한 모습으로 질타받는다는 게 말이 되나.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의 경찰 부실 대응에 대해 “이는 남경·여경 문제가 아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기본자세와 관련한 사안”이라고 지난 22일 지적했다. 지난 15일 오후 4시 50분쯤 인천 남동구 서창동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문제를 시비하다가 벌어진 흉기 난동에 테이저건과 삼단봉 등 장비를 갖고 있던 여경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는커녕 현장에서 도망치는 일이 벌어져 젠더 갈등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사고 당시 여경은 흉기를 든 가해자 A씨의 난동에 대응하지 않고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1층으로 내려가 버리고 말았다. 결국, 피해자 남편이 칼에 베여가며 몸싸움을 벌여 가해자를 제압했지만, 중상을 입은 그의 아내는 의식 불명 상태다. 경찰의 한심한 행태를 고발한 피해자 가족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틀 만에 20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민심을 분노케 하는 사건은 또 있다. 헤어진 남자친구 B씨의 집요한 연락과 폭언을 견디지 못한 A여성은 경찰에 신고, 신변 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A여성은 경찰의 허술한 대응으로 결국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범인 B씨에게 살해당했다. B씨는 사망 직전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긴급 신고를 했으나 경찰은 첫 신고 접수 후 엉뚱하게도 사건 현장과 500여m나 떨어진 명동으로 출동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연일 국민 앞에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은 대개 삼단봉, 테이저건이나 권총 등을 휴대하지만, 거의 사용을 하지 않는다. 평소 훈련마저도 소홀하다 보니 막상 상황이 닥치더라도 유용하게 쓰지 못한다는 것이 현장 경찰관들의 고백이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경찰이 들고 다니는 범인 제압 장비들이 그저 보여 주는 장식품에 불과하다는 얘기 아닌가.

 

권총 사용도 매뉴얼이 복잡하고, 사용했을 경우의 복명 절차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하면 ‘인권’ 문제까지 야기되기가 십상인 판국이니 사용을 꺼리게 된다. 경찰이 이처럼 나약하고 무능해서야 국민이 그들에게 어떻게 목숨과 재산, 안위를 맡길 수 있나. 평범한 국민에게는 한없이 친절한 경찰이어야 하지만, 범법자에게는 추상같은 철퇴여야 한다. 경찰 채용과정에 체력검증 비율을 높이고, 거듭된 훈련을 통해 유사시에 제압 장비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경찰청이 뒤늦게 교육 훈련시스템을 개편하고, 매뉴얼도 손보겠다고 하는데, 이번엔 좀 제대로 하길 바란다. 국민생명을 보호하는 일에는 오히려 과하다는 느낌이 들도록 철저해야만 할 것이다. 스스로의 혁신을 바탕으로 이번 기회에 국민으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는 선진 경찰로 변신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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