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연안부두 물양장의 북측부두 접안시설 일부가 붕괴되고 있다.
관리주체인 인천항만공사(IPA)는 접근을 제한하는 등 조치에 나섰으나, 당분간 보수공사 계획은 없어 보인다.
10일 이곳 입주업체들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안벽(물양장) 한쪽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접합부위가 떨어져 나간 자리에 5㎠ 정도 틈이 생기더니 나흘만에 2m가 넘게 벌어졌다.
업체들은 이튿날 벌어진 안벽 위에 있던 컨테이너를 모두 치웠다. IPA도 안벽과 바다에 펼침막·부표를 설치해 배의 접근을 막았고, 컨테이너를 치운 안벽 위쪽 지상에도 안전펜스를 세웠다.
전문가들은 붕괴 원인으로 안벽 노후화를 지목한다. 강판셀식 구조인 연안부두 물양장은 하부 강판넬에 흙을 채워 지상의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노후한 강판넬은 용접을 덧대는 등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부식된 자리를 그대로 놔둬 흙이 유실되면서 지상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됐다고 보고 있다. 지금도 흙이 유실돼 붕괴된 안벽 앞 바닷물은 온통 황톳빛이다.
결국 IPA는 관리 부실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당분간 보수공사 계획도 없어 입주업체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일이 적은 겨울이라 아직까지 영업 손실은 크지 않다"면서도 "붕괴 영향이 다른 곳까지 위험하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신속한 보수공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IPA는 어차피 매립이 예정된 곳이니 굳이 보수공사에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IPA는 물양장 정비 등을 위해 내년까지 이 일대 바다 1만 7000㎡를 매립할 계획이었다. 당초 지난해 기본·실시설계를 마치고 입주업체들을 이주시킨 뒤 삽을 뜨려 했었다.
하지만 배를 댈 공간이 부족하다는 어민들의 지적과 환경적인 문제로 바다를 더 이상 매립하지 말라는 환경단체 요구가 이어지면서 매립계획은 해를 넘겼다. 그 사이 관리가 부실해졌고 결국 붕괴까지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IPA 관계자는 "당장 위험한 부분은 조치했다. 보수공사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매립해야 하는 곳이다. 지난해 설계를 마친 만큼 곧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