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안부두 물양장 매립을 놓고 업체·어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항만공사(IPA) 사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연안부두 물양장 입주 업체 등에 따르면 물양장 매립과 관련해 수일 내 IPA에 사장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물양장 입주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두 차례 사장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만남이 이뤄진 것은 실무자뿐이었다.
이번에도 사장 면담이 성사되지 못한 채 협의가 무산되면 인천지역 어민·상인들과 함께 IPA의 물양장 매립을 규탄하는 해상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물양장 인근 어민과 상인, 시민사회단체 등은 최근 IPA의 일방적 물양장 매립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연안부두 일대에 걸어놨다.
연안부두 물양장은 지난 1973년 조성된 이래 인천항 내 소형 어선의 계류시설로 사용됐다. 현재 물양장 북 측 부두에는 선박 수리 업체 등 20여 곳이 입주해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IPA와 물양장 업체들의 갈등이 시작됐다. IPA는 물양장이 지난 2017년 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인근 1만7000㎡를 매립하고 새로운 물양장을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설계용역에 들어갔다. 올해 말 착공해 2023년까지 공사를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물양장에 입주해 있는 업체들과 협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IPA가 21곳의 물양장 입주 업체들에 퇴거 의사를 묻는 공문을 전달했지만, 이전 의사를 밝힌 곳은 단 2곳 뿐이다.
IPA는 업체들에게 대체 용지를 마련해 주고 매립이 끝난 뒤 임대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임대료를 공시지가보다 24%까지 낮추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대체 부지의 면적은 2000㎡에 불과하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땅보다 절반 가량 면적이 줄어든다는 게 물양장 입주 업체들의 설명이다.
물양장 입주 업체 관계자는 “앞서 두 번이나 사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IPA 실무자 선에서만 협의가 진행됐고 제대로 성사된 사안이 하나도 없다. 마지막으로 사장 면담 요청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IPA 관계자는 “앞서 실무자 협의에서 대체 부지 제공, 임대료 감면, 향후 입주 보장 등이 논의됐고 업체들이 이주를 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입장이 선회된 상태”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