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4 (수)

  • 구름많음동두천 25.4℃
  • 구름조금강릉 27.3℃
  • 천둥번개서울 27.5℃
  • 구름많음대전 28.7℃
  • 맑음대구 27.6℃
  • 소나기울산 26.5℃
  • 맑음광주 28.9℃
  • 맑음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2℃
  • 구름많음제주 28.5℃
  • 구름많음강화 24.4℃
  • 구름조금보은 26.1℃
  • 구름많음금산 26.8℃
  • 구름조금강진군 27.1℃
  • 흐림경주시 27.2℃
  • 구름조금거제 27.9℃
기상청 제공

실명 위기 친구에 '사랑의 마음' 전한 어린이집 아이들

손편지로 "수술 끝나고 같이 놀자, 아프지 마, 사랑해"
기초수급비로 버티는 가정, 학부모들도 후원금으로 힘 보태

인천의 한 어린이집 원아들이 실명 위기의 친구에게 사랑을 전했다.

 

26일 인천 연수구의 공룡숲 어린이집에 따르면 7세반 원아 20여 명이 전날 같은 반 친구 A군의 쾌유를 비는 손편지와 메모를 A군에 전달했다.

 

아이들은 메모지에 "00아. 빨리 나아서 공부도 하고 우리랑도 놀자. 사랑해", "00아. 빨리 나아. 수술 빨리 다 끝나고 놀자. 아프지 마", "00아. 축구하자. 빨리 나아. 수술 빨리 끝나고 놀자. 사랑해" 등의 내용을 적었다.

 

A군은 지난달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소아(선천성)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 수정체 손상이 이미 크게 진행돼 실명을 피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A군을 혼자 키우는 어머니 B씨는 "활동량이 많고 성격도 활달해 눈에 이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아이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았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B씨는 여러 병원을 찾아다녔다. 인천에선 모두 수술이 불가능하다며 손사레를 쳐 결국 서울대병원까지 가서 수술 날짜를 잡을 수 있었다. A군은 지난 10일 1차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집에서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 시력을 되찾는 건 불가능해 A군은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나마 한국실명예방재단에서 수술비가 지원돼 일부 부담을 덜었다. 기초수급가정이라 가능했다. 수술비는 2차 수술까지는 지원이 확정됐고, 3차부터는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한다.

 

B씨는 더 큰 걱정이 있다. 그는 "아들 곁을 지켜야 하는데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며 "기초수급비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B씨는 중학생 딸과 A군을 부양하고 있다.

 

A군 가정을 돕기 위해 어린이집 학부모들도 힘을 모았다. A군 수술 이튿날 모금을 시작해 사흘 동안 425만 원을 모아 최근 B씨에게 전달했다.

 

김서경 원장은 "학부모들의 제안으로 운영위원회를 통해 모금을 결정했다"며 "많은 부모님들이 A군의 쾌유를 빌며 후원에 동참해주셨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