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7 (목)

  • 구름조금동두천 28.5℃
  • 구름많음강릉 29.0℃
  • 구름조금서울 30.5℃
  • 구름많음대전 27.5℃
  • 흐림대구 25.5℃
  • 흐림울산 22.4℃
  • 흐림광주 23.8℃
  • 부산 22.3℃
  • 구름많음고창 25.0℃
  • 제주 22.6℃
  • 맑음강화 25.5℃
  • 흐림보은 25.0℃
  • 구름많음금산 26.1℃
  • 흐림강진군 19.6℃
  • 흐림경주시 24.5℃
  • 흐림거제 19.2℃
기상청 제공

"신고자 얼굴, 차량 안다"…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신고 했다가 오히려 협박 글 받아

장애인 주차구역을 둘러싼 입주민 간 갈등
기흥구청 "단속 자주하겠다"는 답변

 

장애인 주차 편의와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이용한 일반인 차량주인이 신고자를 원망하고 보복을 예고하는 글 내용(벽보)을 남겨 충격을 주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된 차를 신고했다가 빌라 엘리베이터에 보복을 예고하는 듯한 벽보가 붙었다”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가 제공한 벽보의 내용을 살펴보면 “빌라에 살고있는 가구원이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장애인 주차구역 신고문제로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시작한다. 얼핏보면 정중히 글을 쓴듯 하지만, 자세히 빨강색으로 밑줄친 글과 깨알글씨들을 살펴보면 신고자를 원망하고 보복을 예고하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벽보를 쓴이는 “저희 집에 한 달에 4번 가량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위반 신고가 접수됐다”며 “(빌라의) 주차구역이 협소했던 터라 주차했는데 연속된 신고로 이번 달만 40만원이 나갔다”고 신고자를 원망했다. 이어 “같은 빌라 입주민끼리 서로 이해 부탁 드린다”며 “물론 잘 한 행동은 아니지만 빌라 주차 상황 알면서 연속으로 신고하는 게 너무한 것 같다”고 되려 반문했다.

 

벽보를 쓴이는 "처음엔 단속 차량인 줄 알았으나 신고 시간과 사진 등 의아한 점이 있어 블랙박스 영상 복구해 확인해보니 우리 빌라 사시는 분이더라"며 빨강색으로 밑줄까지 쳐가며 신고자를 강조했다.

 

또 빨강색 깨알글씨로 "신고자분 얼굴, 차량 확인했고 못 믿으시겠다면 사진 첨부 가능하나 명예훼손 문제로 생략한다"면서 보복을 예고하는 글을 남겼다.


벽보를 쓴이는 그러면서 "안전신문고에 열심히 신고하면 분기로 나눠 소정의 포상금이나 물품 등을 나눠준다는데, 그런 이유로의 신고라면 같은 빌라 입주민끼리 서로 이해 좀 부탁드린다"며 비아냥거리며 조롱했다.

이어 "새벽에 차를 쓰는 집이나 이른 아침 출근하는 집은 이중주차도 민폐라서 못 한다"면서 "물론 장애인 주차구역 주차가 잘한 행동은 아니지만, 저희 빌라 주차상황 아시면서 연속으로 신고하는 게 우리 집 차뿐만이 아닌 것 같고 너무하신 것 같아 글 남긴다"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잘못한 건 알지만 블랙박스로 신원 확인했다는 내용, 명예훼손 언급 등은 무슨 의미인지, 잘못한 건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한 사람들인데, 얼굴 확인했다고 협박당하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같은날 건물(빌라) 주인도 입주민들의 협조를 바라는 입장을 주민들에게 문자로 보냈다.

 

빌라 주인은 “주차공간이 부족한 관계로 입주민끼리는 서로 신고하지 말고 저녁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며 협조를 부탁하는 문자메시지를 입주민 들에게 보냈다. 

 

이에 대해 A씨는 "집주인도 서로 이해하며 넘어가 달라 하고, 입주민들도 다 같은 생각인 것 같아서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됐다"며 "그래도 법은 지켜야 하는 거 아니냐. 왜 내가 두려움에 떨어야 하냐. 난 이득 본 거 하나 없다"고 억울해 했다.

 

[ 경기신문 = 이명호 기자·강현수 수습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