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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쩌다 공무원(어공)’ 논란에 휩싸인 경기도

전문가 필요하나 보은성 어공들의 ‘갑질’ 비난 받아 마땅

  • 등록 2022.03.21 06:00:00
  • 13면

그동안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늘공(늘 공무원)’들은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에 대한 불만이 컸다. 어공은 당선자와의 연줄을 기반 삼아 공직에 진출한 이들이다. 이들을 전문성 등을 통해 공직에 새바람을 불어넣으라고 데려왔다. 관료제의 타성에 젖은 공직을 혁신하라고 외부 인사를 기용한 것이다. 이들은 관료 사회의 굳어있는 시스템과 공직자의 복지부동을 해소하고 전문성을 발휘하며 시정(施政)에 보탬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권력자의 힘을 배경 삼아 갑질을 일삼는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물론 모든 어공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공직의 물을 흐리는 일부 어공들이다.

 

전문성과 공직자로서의 자질 등에 대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거과정에서의 공로나 평소의 충성심만을 보고 임용한 경우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들은 국민이나 자신이 속한 기관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수장이나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 경기도 역시 다르지 않았다. 제20대 대선이 이재명 전 지사 패배로 끝난 며칠 후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에는 ‘이제 어공들 자기가 있었던 곳으로 원대복귀’ 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제 이재명 전 지사의 뒤 배경을 믿고 버티고 있는 어공들은 스스로 자기가 돌아갈 곳으로 가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면서 “공직자 신분으로 성남에서 경기도청으로 전근해와 이재명 전 지사의 빽만 믿고 언론을 좌지우지하는 자들은 자신들이 무소불위로 휘둘렀던 횡포에 대해 경기도 모든 공직자와 언론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는 것이다. 이 글에 댓글을 단 공무원들도 그동안 숨겨왔던 분노를 표출했다. “공무원이 아닌 자들이 계약직으로 들어와 있는 자격이 부족한 자들” “능력도 인성도 안 되는 것들, 어서 니들 고향으로 가시라, 그리고 빽 믿고 오만방자했던 자들이여 찌그러져들 있으시라”는 등 과격하게 비난했다.

 

이와 비슷한 글은 지난해 10월 26일 이 전 후보가 경기도지사 직을 내려놓은 직후에도 도청 공무원 전용 내부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바 있다. ‘민선 7기 출범 시 캠프 및 성남시 등에서 도청에 입성하신 분들’이라는 제목의 글은 “지사님도 사임하셨는데 아직도 도청에서 자리 잡고 계시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뒤 배경 믿고 직원들에게 갑질하셨던 분들도 계시는데 이런 분들 이제는 스스로 자리를 정리하셔야죠?”라며 사퇴를 축구했다. 임기가 아직 남았기 때문에 강제로 내쫓을 순 없으니 자발적으로 나가라는 것이다.

 

본보는 그동안 도청 내에서 어공들의 능력이나 자질, 인성 등에 대한 지적과 함께 퇴출 촉구 여론이 지속돼 왔는데 이 전 후보가 낙선하면서 남은 어공들에 대한 불만이 더 직접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는 기사(17일자 1면)를 낸 바 있다. 이 기사에 의하면 이 전 후보가 지사 직을 내려놓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어공들 중 상당수가 사직하고 대선 캠프에 합류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도청 내 주요 부서에 자리한 상태라고 한다.

 

이는 경기도청 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도내 많은 지방정부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거나 앞으로 일어날 것이다. 앞으로 외부 인사 선발 시 자질과 전문성을 꼼꼼하게 점검할 수 있는 제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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