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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의 아르케] 물처럼, 바다처럼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사는 것이다. 도덕경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글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사람들이 혐오하는 곳도 마다하지 않으며, 땅을 좋아한다고 했다. 탈레스가 우주 만물의 아르케(원질)는 물이라고 한 것을 연상케 한다. 상선약해(上善若海)는 어떤가? 가장 좋은 것은 바다처럼 사는 것이다.

 

땅에서 소비되거나 증발하지 않은 물은 바다로 모인다.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물을 다 받아들인다고 해서 바다라고 한다. 강과 하천은 다양한 생태환경을 유지하는 가운데 바다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바다는 강이나 하천과는 다른 독창적인 생태환경을 형성한다. 강과 바다는 인류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뱃길을 내주기도 한다. 35억 년 전 생명이 시작된 곳도 바다였다.

 

물이 낮은 곳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물의 온도가 올라가면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특히 적도 지역의 바닷물은 수온이 25도 이상이 되면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 되어 육지로 이동해 물을 뿌려준다. 폭우를 동반하는 태풍과 장마가 그런 것이다. 이 물은 소금기가 없는 순수한 물로서 육지의 뭍 생명들에게 제공된다. 물은 이렇게 순환하면서 생태계를 보전한다. 아마존과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등의 우림지대가 생성되고 보존되는 원리이기도 하다.

바다는 융합을 상징한다. 압록강에서 예성강과 한강을 거쳐 영산강까지, 그리고 중국의 양자강과 황하의 물이 모여 서해를 형성하듯이 다양한 전문영역들이 만나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강이 독립적인 생태환경을 유지하면서도 바다에서 만나면 전혀 다른 생태환경이 조성되듯이, 전공영역들이 유지되면서도 장벽을 허물고 만나면 융합되어 새로운 환경이 조성된다.

 

하나였던 학문이 19세기 산업사회의 필요에 따라 분화된 지 200년이다. 21세기는 19세기와는 확연하게 다른 지식정보시대 혹은 지능정보시대라고 한다. 지능정보시대는 지식의 융합을 전제로 한다. 각기 다른 전문가들이 만나 협력해 ‘바다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전문가들마다 제각기 다양한 다른 영역의 전문지식을 학습함으로써 각자의 뇌에서 ‘바다효과’를 낼 수도 있다. 그것이 진정한 융합이다.

 

지능정보사회는 창의력을 요구하는데, 창의력의 원천은 다양성이다. 다양한 공부와 경험의 융합인 것이다. 지식이 융합되면 아이디어가 샘솟듯 솟는다. 자연생태계가 종의 다양성을 전제로 해서 건강함이 유지되듯이 인간사회도 다르지 않다. 19세기 이후 전문주의의 득세는 다양성의 파괴와 더불어 인류사회는 물론이고 지구환경까지 위협하게 되었다.

 

지능정보사회의 대학은 전공영역의 벽을 해체해야 하고, 교수들은 기득권에 안주하려 하지 말고 다른 분야의 다양한 영역을 배워야 한다. 그럼으로써 학생들에게 융합의 바다를 학습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바다처럼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