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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청 '안전스쿨',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학생 안전 실현한다

기획부터 개발·시행에 1년 이상 소요, 전국 최초 메타버스 활용
게임처럼 즐기는 안전교육, 학생·교사 모두 만족도 '높아'
시교육청 "콘텐츠 확장해 '안전교육 아카이브' 구축 기대"

 

우리에게 '학생 안전'은 특별히 강조하거나 인식될 만큼 선명한 개념이 아니었다. 그저 학생들이 학교만 잘 다니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쯤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학생과 학교 안전의 중요성을 우리 사회는 새삼 깨달아 가고 있다.

 

시민들의 요구에 정부도 반응했다. 교육부는 세월호 참사 이듬해인 2015년 2월 한국교육개발원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학교 안전교육 7대 영역 표준안'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춘 체험 중심의 안전교육 표준안이었다.

 

7개 영역은 생활안전, 교통안전, 폭력·신변안전, 약물·인터넷 중독,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로 이뤄졌다. 이걸 다시 25개로 중분류, 52개로 소분류해 수업지도안까지 만들어 각 학교에 배포했다.

 

이를 근거로 교육부는 2016년부터 유치원과 초·중·고교 안전교육을 의무화했다. 학생들은 매년 51시간, 교사는 3년마다 15시간 이상 이수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도 나섰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4월 남동구 구월동의 옛 만월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해 학생안전체험관을 개관했다.

 

체험관은 지상 4층 연면적 7037㎡ 규모다. 감염병과 미세먼지, 생존배낭 등 사회재난과 교통안전, 지진해일 대피, 선박 탈출, 태풍·산사태, 화재 발생 상황에서 7m 높이의 완강기에서 탈출하기 등 12개의 체험관을 갖추고 90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비대면 체험이 가능한 사이버학생안전체험관을 통해 360도 파노라마 VR(가상현실) 형식으로 운영돼 학생들은 온라인을 통해 각종 재난 상황시의 행동요령 등을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여기서 한반 더 나아간다. 메타버스(가상세계)를 적용한 인천만의 안전교육 플랫폼 '안전스쿨'을 개발한 시교육청은 학교 시연을 마치고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있다.

 

 

◇전국 최초 메타버스 안전교육 플랫폼 '안전스쿨'

 

시교육청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말 '안전스쿨' 개발을 위한 예산 5억 5370만 원을 세운다. 이듬해 8월 개발사와 계약을 맺은 시교육청은 같은 달 착수보고회를 갖고, 5개월 뒤인 올해 1월 1일 안전스쿨을 자체 개발했다. 올해 예산은 4억 3296만 원이다.

 

안전스쿨 활용 대상은 인천의 초·중·고교생이다. 교사와 함께 개인활동, 학급별 협동활동을 진행하며 의무 안전교육 51시간을 모두 소화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개발 영역은 두 가지다.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기반 플랫폼을 게임과 접목한 콘텐츠, 협력형 안전체험교육용 콘텐츠다. 지난해 지하철과 선박을 적용해 콘텐츠를 개발했고, 올해는 항공·물놀이·교통 분야를 적용해 개발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안전스쿨의 특징으로 ▲온라인 안전체험관 구축 ▲인천의 지역적 특성 반영 ▲사이버 안전콘텐츠 개발 ▲전국 최초 신기술활용 안전체험교육 지원을 꼽는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안전스쿨은 물리적 제약 없이 안전교육에 지역 특성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다. 지난해 개발한 지하철과 선박인 콘텐츠에 인천지하철·연안부두를 적용할 수 있고, 올해 개발할 콘텐츠에도 인천국제공항·을왕리해수욕장·경인고속도로 등의 적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개발된 콘텐츠는 온라인 게임과 같은 협력형 체험교육을 진행된다. 인천의 실생활과 흡사한 가상세계에서 학생(플레이어)의 캐릭터를 통해 안전을 실천하고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과제는 학생 간 협업 형태다.

 

 

◇시행 앞둔 '안전스쿨'…인천시교육청 '안전교육 아카이브' 구축 기대

 

시교육청은 이달 말 교육현장 활용을 목표로 개발을 마친 1월 이후부터 보고회와 시연회, 현장지원단 연수, 초교와 고교 각 1곳에서 학생들이 참여하는 시범수업, 담당자 연수, 홍보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시범수업을 마친 시교육청은 담당자들에 대한 연수를 진행한 뒤 이달 말부터 각급 학교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안전스쿨 활용 안내를 시작한다. 올해 안에는 '찾아가는 안전스쿨 현장 연수 지원'을 통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콘텐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학교급별 맞춤형 안전체험교육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하고, 학생 간 협업을 통한 프로젝트 활동도 폭넓게 개발할 예정이다.

 

학생안전체험관에 VR체험존을 구축해 방문형 교육을 실시하고, 강화군·옹진군 등 도서·접경지역은 학교로 찾아가는 이동형 학생안전체험교육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물리적 안전 외에도 메타버스의 특징을 활용해 감염병·식생활·학교폭력·인성교육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교육청은 안전교육 아카이브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치 '게임'처럼, 흥미진진한 메타버스 세상 '안전스쿨'

 

시교육청은 지난 12·14일 인천송현초 4학년과 인평자동차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시범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게임 속 가상 세계에서 지하철과 선박에서 화재 상황을 겪었다. 불을 끄고 탈출하는 첫 시도는 성공률이 낮았으나, 모둠별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한 뒤 진행된 두 번째 시도에서는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안전스쿨 구축으로 미래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학생 몰입도, 흥미도를 높인 비대면 가상체험 안전교육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각 학교의 안전 담당 교사 연수를 통해 학생 안전 공동체 역량, 협력역량, 배려역량 등 미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시범수업에 참여한 김태욱 인평자동차고 교사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그런데 안전스쿨 수업을 학생들에게 적용해보니 몰입도도 높고 즐겁게 안전체험학습을 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의 학생들은 안전교육에 대한 흥미가 낮았다. 반면 안전스쿨은 즐겁게,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교육적 효과를 2~3배 이상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콘텐츠가 많지 않아 고등학생들은 모든 체험을 금새 마쳤다"며 "다양한 종류와 난이도의 콘텐츠로 안전체험학습이 준비 된다면 고등학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메타버스의 특징이 학습 효과를 높인다고도 봤다. 김 교사는 "반복 체험이 가능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가장 장점"이라며 "일반 안전교육은 1년에 한 번의 체험이 끝이어서 위기 순간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렵지만, 안전스쿨은 학생들이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교육적 효과를 높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발 초기 단계 및 시범운영 기간이라 서버 및 인프라 지원에 문제가 생길 때가 있다"며 "안정적으로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자동차 IT과 홍채민 군(2학년)은 "직접 플레이하면서 재미를 느꼈고 콘텐츠가 많아진다면 더 재미있게 할 것 같다"며 "친구들이나 동생들도 안전스쿨에서 하는 가상체험이 즐겁고 위험상황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많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반 김예훈 군(2학년)도 "영상 시청이나 동영상 중심의 안전교육은 눈에 안 들어오고 재미도 없었다"며 "게임으로 하니 저절로 집중되고, 실제상황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온라인 게임처럼 메타버스로 친구들과 함께 참여하니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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