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
  • 흐림강릉 24.7℃
  • 서울 25.6℃
  • 흐림대전 26.6℃
  • 흐림대구 26.9℃
  • 구름많음울산 25.5℃
  • 흐림광주 26.5℃
  • 박무부산 24.9℃
  • 흐림고창 27.8℃
  • 흐림제주 28.0℃
  • 흐림강화 25.0℃
  • 흐림보은 26.4℃
  • 흐림금산 27.4℃
  • 흐림강진군 26.0℃
  • 흐림경주시 25.4℃
  • 흐림거제 25.8℃
기상청 제공

[기고]공정을 증명하는 선거를 넘어 모두가 공감하는 선거로 가야

이성영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관

인터넷 시대의 막이 오를 때, 많은 전문가들이 정확한 정보가 대중에게 확산되어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고, 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강화될 것이라 예측했다.

지금 우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안다. 소셜미디어의 사용자 맞춤형 정보제공 알고리즘은, 오히려 편향된 정보와 가짜뉴스를 크게 확산시켰다.

정치적·경제적 목적으로 범람하는 허위정보는 정치인과 정당, 정부와 언론 등 공적 영역에 대한 신뢰를 크게 약화시켰고, 나아가 정치적 양극화와 극단화를 유발하면서 사회체제의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는 선거 때마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투·개표부정론도 이런 사회적 흐름의 맥락에 있다. 정치적 영향력과 후원금을 탐하는 많은 정치자영업자들이 자극적인 선동으로 투·개표과정을 크게 왜곡하여 시민들에게 전파하였다.

장님에게 코끼리 코를 만지게 하면 코끼리가 뱀처럼 생겼다고 이해하게 되듯 이들은 투·개표과정의 극히 일부만을 발췌하고 날조된 해설을 붙여 광범위한 부정이 자행되는 것처럼 국민을 오인시켰다.

물론 국민 대부분은 음모론에 속지 않았다. 상식적인 유권자는 정당에서 추천하는 선관위 위원과 투·개표참관인이 투·개표시간 내내 현장을 지키며 공정한 선거를 보증한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어준·민경욱·강용석 등 유명 정치인들이 “악마의 편집”을 이용하여 무책임하게 투·개표과정의 신뢰를 떨어트리는데 앞장선 결과, 많은 국민들이 “그럴 리가 없다”에서, “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로 신뢰의 강도를 낮추었다.
하지만 선거과정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공정하고 투명한’ 투·개표를 표방하며 선관위의 모든 행정절차에 대한 결백의 증명을 요구하는 음모론자의 주장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부정이 의심되는 배우자의 휴대폰에 추적 어플을 설치하는 이유가 상대를 신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신을 정당화하는 증거를 찾고 싶은 심리가 본질인 것처럼, 그들의 본 목적은 선거불신을 확대할 수 있는 꼬투리를 하나라도 더 찾으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연인간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 사랑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공감이 필요하듯, 선거에 대한 믿음을 되찾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보여주는 영상이나 문구에 부화뇌동하여 의심암귀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선거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서로 협력하며 공감하는 것에 있다.

선거 투·개표는 사회 곳곳의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업무다. 선관위 직원뿐만 아니라 지자체 공무원과 교사, 공공기관 직원 등이 투·개표사무원으로 종사하며, 각 정당에서 추천한 선거관리위원들과 투·개표참관인이 모든 과정을 참관한다.

투·개표현장의 안전과 비상시를 대비하여 경찰관들과 소방관도 비상대기하며, 우체부들은 우편투표봉투를 각지로 배송한다.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참관인제도라는 절차적 제도뿐만 아니라, 선거에 참여하는 이들 모두가 이루어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이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축제의 장에 직접 참여하여 시민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선거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정치적 갈등과 불신을 완화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