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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우주와 인간의 상관 관계

 

태초의 근원적인 힘이 우주를 탄생시켰다. 모든 에너지가 단 한 번의 폭발로 분출되어 단 하나의 선물을 남겼다. 그것은 바로 존재였다. 긴 시간이 흐른 다음 별들이 생겨나 반짝거리고 그 별빛 아래 도마뱀이 눈을 깜빡거리게 된다면, 그 또한 시간이 시작되었던 태초, 바로 그 순간 불타올랐던 그 신비한 에너지 때문일 것이다.

 

태초의 우주는 스스로 섬세하게 자기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만일 공간의 생성 속도나 중력이 어느 한쪽으로 쏠렸다면 우주의 모험은 중단되었을 것이다.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 아래 돌고래가 파도처럼 높이 굽이치면서 헤엄쳐 나아가는 것과 같은 바로 그 생명력은 우주 태초의 절묘한 역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우리는 돌고래와 태초의 찬란한 불꽃을 완전히 분리된 사건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죽음과 파괴에 대한 공포를 없애기 위해 우주를 지배하겠다는 인간 종(種)의 결정은 결국 인종주의, 군국주의, 성차별주의, 인간중심주의를 생기게 했고, 이것은 인류가 수용하기 벅찬 우주의 차원을 관리하려는 노력에서 생긴 잘못된 책략이었다.

 

각각의 시공간이 가진 창조성은 다른 모든 시공간의 창조성과 다르다. 우주는 모든 존재로 매 순간 우리에게 다가와 다음과 같은 놀라운 소식을 알려준다. ‘나는 새롭다,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라는 존재를 이해하라.’

 

관계의 상실과 그로 인한 소외는 우주에 존재하는 최정점의 악이다. 전통적으로 종교에서는 이러한 상실을 궁극적인 악으로 이해했다. 즉,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버리는 것, 다른 존재들과의 밀접한 관계로부터 단절되는 것, 상호 공존의 기쁨에 들어갈 수 없는 이런 상황들을 지옥의 본질로 여겼다. 살아있다는 것은 공동체와의 일체성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1500년까지 서구문명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신의 세계 사이에 친밀한 연합을 부정하는 신중심주의로 나아갔다. 인간중심주의와 신중심주의에서는 지구 그 자체는 더 이상의 주체들의 친교로 보이지 않았다. 

 

문명의 전반에 걸친 시기 동안 인간 공동체에서 여성을 무시해온 일은 자연에 대한 무시와 관련된다. 

 

우주를 태초부터 정신적-영적 차원을 지닌 존재로 이해해야 한다.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들, 특히 행성 지구에 있는 생명체들과 인간은 가까운 친척관계이다. 이는 인간이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생명체들과의 상호 친밀한 관계를 통해 무한히 확장된다. 우주를 바라보는 이 새로운 관점을 통해 우리는 지구가 단 한 번 주어진 선물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인간의 건강은 지구의 건강을 기본으로 하여 파생되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인간중심적 언어를 가지고 있었다. 지구중심적 언어가 필요하다. 우리는 생태대 사전이 필요하다. 다양한 존재들의 언어는 형식적인 인간의 말과 글을 넘어선다. 

 

지구는 탈진 상태에 이르렀다. 행성 지구에 대한 산업적 약탈이 지구를 중독시켰다. 이제 지구는 스스로를 창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그리고 인간은 자연과 친교를 나누지 못하는 자폐증 환자들이 되고 말았다./출처 : 『우주 이야기』 토마스 베리, 브라이언 스윔 (맹영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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