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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도 조연도 좋다” 연극 위해 뭉친 원로배우 ‘어벤져스’

신시컴퍼니 연극 ‘햄릿’ 6년만에 공연
연기 경력 50여년 배우들 단역 출연
젊은 후배들 주역으로 전면에 내세워
7월 13일부터 한달간 국립극장 해오름

 

원로배우 박정자(80)가 연극에서 맡은 역할이 ‘배우1’이다. 손숙(78)은 ‘배우2’를 맡았다. 이들 외에도 내로라하는 원로배우들이 대거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한다. 신시컴퍼니가 제작하는 연극 ‘햄릿’(연출 손진책)에서다.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하는 연극 ‘햄릿’은 권성덕(82), 전무송(81), 박정자, 손숙, 정동환(73), 김성녀(72), 유인촌(71), 윤석화(66), 손봉숙(66) 등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대한민국 원로배우들의 출연으로 이미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한국 연극계 원로들로 지난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출연한 바 있다. 당시 출연배우의 평균연령 66세, 연기인생 합만 무려 422년이라 큰 화제가 됐으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박정자는 “이번에 맡은 역할이 ‘오필리어’도 ‘거트루드’도 아닌, ‘배우1’이다”며 “햄릿은 대사 외우기 어려운 연극인데, 이번 역할은 대사가 적어 좋다”고 농담을 했다.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한 이야기의 이어지는 말은 가볍지 않았다. 그는 “배우는 무대 한 구석, 심지어 조명 밖에 비켜 있더라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만 있다면 충분하다. 그게 배우들의 운명이자 숙명”이라며, “나는 배우 인생에서 큰 역할보다 조연이나 단역을 더 해왔기에 그 소중함을 잘 안다”고 했다.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다’는 말을 몸소 보이는 것은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한평생 연극, 영화, 드라마에서 중요 배역을 맡았던 이들이 오로지 작품만을 위해 뭉쳤다.

 

일생 여섯 번의 ‘햄릿’ 역을 맡은 ‘햄릿’ 전문가 유인촌은 이번에 ‘클로디어스’ 역을 맡았다. 노련하고도 팔색조 연기를 선보이는 정동환은 모사꾼 ‘폴로니우스’ 역과 ‘무덤파기1’ 역이다.

 

박정자, 손숙, 윤석화, 손봉숙은 유랑극단의 배우 1,2,3,4로 출연하고, 권성덕은 ‘무덤파기2’와 ‘사제’ 역을, 전무송은 ‘유령’ 역을 맡았다.

 

작품의 핵심 ‘햄릿’ 역은 강필석(44)이 맡았다. “6년 전 이 작품을 보면서 가슴이 설렜다”고 밝힌 그는 “첫 연습에서 박정자 선생님의 첫 대사를 듣고 제 대사를 못 하겠더라”며 여전히 지금 상황이 꿈만 같다고 했다.

 

이밖에 박건형(45)과 김수현(52)이 각각 ‘레어티즈’와 ‘호레이쇼’로, 김명기(42)와 이호철(35)이 햄릿의 친구 ‘길덴스턴’, ‘로젠 크란츠’로 분한다. ‘거트루드’와 ‘오필리어’는 김성녀와 박지연(34)이 각각 맡았다.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에선 제작사 신시컴퍼니에 대한 감사 인사도 이어졌다. 대극장 연극을 민간 극단에서 제작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국내 제작 환경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손숙은 “박명성 프로듀서가 제정신이 아니다. 2년 넘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생한 상황에서 제정신이면 이런 기획을 할 수 없다”며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이 작품이 잘 되도록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동환 역시 “박명성 대표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다. 6년 전에도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어렵다, 힘들다 하는데 ‘햄릿’이 신시의 새로운 도약이 될 작품이 될 거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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