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기천문이라는 무술기공동아리가 있었다. 동아리의 주요활동인 아침수련을 몇 번 참가하였는데 맨 처음 기초로 기마자세를 배웠던 기억이 또렷하다. 약간은 어정쩡해보이고 낯선 자세, 몸의 모양을 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하던 차에 다른 동작들의 기본이니 이것부터 열심히 단련하라는 설명을 들었다. 기천문은 계속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참가하게 된 의료기공동아리와 또 후에 접하게 된 태극권에서도 모두 명칭은 달라도 기마자세를 기본으로 하여 수련을 안내하였다.
기마자세는 말을 타는 자세라는 뜻이다. 동북아의 무술과 무술에서 비롯된 기공의 기본이 되는 자세이다. 각 공법에 따라서 태권도에서는 주춤서기, 기천문의 태양역근내가신장, 해동검도에서는 마법내가신장, 태극권에서는 마보, 비무술기공인 참장공, 소림내경일지선에서의 마보참장공 등으로 이름이 달라진다. 무릎의 굴곡, 하지를 벌리는 정도 하지의 내회전 정도, 상지의 모양 등으로 모양도 다양하지만 대부분이 척추를 자연스럽게 펴고 상체에 힘을 빼며, 시선은 전방을 향하며, 거의 대부분 발 모양을 발끝이 안쪽으로 향하는 팔(八)자모양 혹은 11자로 둔다.
기공은 기(氣)로 표현되는 생명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연마하기 위한 가장 좋은 자세를 취한다. 기가 흐르는 통로인 경락(經絡)의 소통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며 특히 몸의 중심을 흐르는 경락의 순환이 원활해지는 것을 기대한다. 실제로 기마자세를 취해보면 몸의 기운이 소통되며 컨디션이 좋아지고 장운동이 좋아지고 머리가 맑아지는게 느껴진다. 이 경험, 기로 표현되는 생명에너지는 느끼고 효과를 경험할 수는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
많은 연구 중 생체전기가 기를 측정하고 설명하는 요소로 유력하다. 인체는 생명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생체전기를 발생한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 신경의 전도가 대표적이고 이외에도 다양하다. 생체전기현상을 활용한 심전도, 근전도, 뇌파를 측정하여 우리몸의 건강과 이상을 진단하는 것은 이미 임상에 널리 활용되고 있고 치료에 적용하는 기술도 점차 발전하고 있다.
아직 연구가 많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기마자세와 관련해서는 척추관절에서의 압전현상, 유동전위에 대한 가설로 기마자세의 효과를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유승우는 (인체전기발전공입문)에서 이 압전효과와 유동전위가 극대화 되는 자세, 에너지의 생성과 비축에 가장효율적인 자세로 동북아수행의 자세들이 건강에 좋은 이유를 설명한다, 압전현상이란 소재에 압력을 가하면 소재내부의 분극을 야기하여 외부적으로 전위차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중력에 의해서 눌리는 척주의 뼈도 압전체로 작용할수 있다고 한다. 유동전위는 고체의 표면이나 미세한 고체의 관속으로 이온성을 가진 액체가 흘러가면 전기가 발생하는 현상으로 척추관절의 뼛속에 모세혈관이 흐르는 것이 유동전위를 설명할수 있는 경우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