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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천국노래자랑’ 외치길”…송해 별세, 추모 이어져

 

34년 동안 매주 일요일 낮을 책임졌던 ‘일요일의 남자’ ,‘영원한 국민 진행자’ 송해 씨가 8일 향년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제 ‘딩동댕동댕’ 실로폰 소리와 함께 그가 “전국~”을 우렁차게 외치면, 수많은 관중이 한목소리로 “노래자랑~”이라고 이어 외치는 모습을 볼 수가 없게 됐다.

 

송해 씨는 이날 오전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 그동안 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사람들은 그의 쾌유를 기원했다.

 

위중한 상태는 아니라는 소식에 안도를 했고, 또다시 입원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불안해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할 때 ‘송해’라는 핵심어가 오를 때마다 “설마 돌아가신 줄 알고 놀랐다”는 반응이 쏟아질 정도로 그는 고령이었다.

 

일반적으로 은퇴하고 평안히 여생을 보내야 할 나이였다. 그럼에도 그는 국민 곁을 지켰다.

 

1955년 창공극악단을 통해 대중 앞에 등장한 이래 무려 67년 동안 그는 국민과 함께한 ‘딴따라’였다.

 

‘딴따라’는 연예인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지만, 송해 씨는 그 말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2015년 출간된 그의 평전 제목은 ‘나는 딴따라다’였다.

 

1988년부터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은 그는 진행자로서 근엄함보다 친근함으로 대중에 다가섰다.

 

스스로를 낮추고 무너뜨리면서 무대에 오른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그의 곁에서는 체면과 가식을 떨지 않았다.

 

단순한 노래경연이었던 ‘전국노래자랑이' 전 국민이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대한민국 최장수 방송이 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송해 씨의 공이다.

 

 

비보가 전해지자 방송계, 정치계, 대중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방송인 이용식은 “출연하셨던 수많은 프로그램을 이젠 시청자분들께 선물로 드리고 천국에 가셔서, 그곳에 계신 선후배들과 ‘천국노래자랑’을 힘차게 외쳐 달라”며 애도를 표했다.

 

이어 “제가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이 멘트를 하면 가장 좋아하셨죠. ‘여러분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가 아니고 원래 사면이 바다였습니다.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송해’. 그 어른은 바다셨다”고 덧붙였다.

 

방송인 오상진은 “존경하는 송해 선생님.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과 고인의 사진을 SNS에 올렸다.

 

가수 딘딘은 “광고 촬영이 끝나고 선생님이 저에게 따라주신 소주는 제 평생의 자랑거리입니다”라며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이라는 글을 남겼다.

 

가수 송가인은 “제일 먼저 재능을 알아봐 주시고 이끌어주신 선생님. 잘되고 나서도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세요”라고 애도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무의 나이테처럼 깊어지고 성숙해지는 힘의 원동력임을 일깨워주는 분이었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죽는 날까지 무대에 서겠다’던 진정한 희극인 송해 선생님, 하늘에서 영원한 평안을 누리길 기원한다”고 바랐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저는 때때로 강연에서 송 선생님의 리더십을 예로 들었다”며 “잘하는 출연자에게는 꼬마에게도 큰절하고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며 격려했다. 자기를 낮추고 버리는 희생,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이었다”고 추도했다.

 

 

고인은 1927년생 황해도 재령군 출신으로 본명은 송복희다.

 

지난 4월 95세 현역 진행자인 것을 인정받아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 KBS 연예대상 공로상,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도 받았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 협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협회 측은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일이라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부인은 2018년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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