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모양을 바꾸는 것은 마술 같은 일이다. 가만히 앉아 재빠른 손놀림을 받고 나면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 새로운 머리는 지루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후타고 인천붙임머리 유민영 대표는 17년 동안 고객들에게 특별한 일상을 선사한다. 주안역 지하상가 매장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용현동과 학익동, 서창동 등 인천 곳곳에서 후타고 붙임머리를 만날 수 있다.
'후타고(ふたご)'는 일본어로 ‘쌍둥이’라는 뜻이다. 주안에서 같은 일을 하는 둘째 언니 유기선 씨와 쌍둥이처럼 똑 닮아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큰 언니인 유기영 씨도 매장을 관리하는 총괄 이사로 합류했다. 후타고 붙임머리에서 하는 이벤트는 대부분 유기영 씨의 아이디어다. 세 자매가 똘똘 뭉쳐 후타고 붙임머리를 이끈다.
후타고 붙임머리의 주 고객은 20~30대 여성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성 고객도, 부모님 손을 잡고 방문하는 초등학생 고객도 있다.
유 원장은 "부모님들이 전화해 예약을 잡아 주거나 같이 시술을 받으러 오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초등학생 고객들이 무지개색으로 붙임머리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머리를 붙이는 것은 크게 두 과정을 거친다. 먼저 머리를 붙일 구역을 나눈다. 어디에 어떻게 붙여야 티가 나지 않을지 꼼꼼하게 봐야 한다.
이후 새로 붙일 머리 피스와 실제 머리카락을 연결해 1㎝정도 땋는다. 머리카락을 길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숱을 더하고, 브릿지처럼 군데군데 색을 넣는 것도 가능하다.
보통 한 시간 정도를 투자하면 색다른 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특별한 머리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도 많다.
머리를 하는 것은 믿음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내가 원하는 머리 모양을 얼마나 잘 구현하는지 실력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굳이 새로운 곳을 찾지 않는다. 후타고 붙임머리의 오랜 고객들도 마찬가지다.
단골 고객들은 강원도와 제주도, 충청도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후타고 붙임머리를 다시 찾는다.
유 원장은 "지하상가에서 시작했을 때부터 왔던 고객들이 꾸준히 방문한다"며 "새로운 지점을 열거나 가게를 확장할 때 화환을 보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울 때는 어려운 시술을 마쳤을 때다. 머리카락이 짧거나 얇으면 시간과 노력이 두 배로 든다. 다만 완성하고 난 후 느끼는 보람과 뿌듯함은 그 이상이다.
유 원장은 "항암 치료를 마치고 머리를 막 기르기 시작한 손님이 방문한 적이 있다"며 "시술을 받기 전에는 머리 때문에 외출도 안 했고 우울했다고 했지만 시술을 받는 내내 좋아하셔서 뿌듯했다"고 전했다.
능력 있는 붙임머리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후타고 붙임머리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붙엄머리 시술을 가볍게 체험하는 원데이 클래스부터 창업을 위한 수업까지 다양하다.
유 원장은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받고 인천에서 창업한 학생들도 많다"며 "조금 더 지나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 붙임머리 노하우들을 많이 알려 주고 싶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