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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사의 '공감숲'] 폭우에 잠긴 경제, 안보, 신뢰

  • 신훈
  • 등록 2022.08.16 06:00:00
  • 13면

 

폭우 속 반지하 일가족 3명 사망. BBC는 “기생충 반지하의 진짜 비극”을 집중 조명했다. G5 국가를 꿈꾸던 대한민국이 외신들의 조롱거리가 됐다. 국민들은 넷플릭스 세계 1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부끄러움을 달래는 중이다. 비극이 발생했던 지난 9일, 비상시국에 우리의 대통령은 “공무원 11시 출근”을 지시했다.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집중폭우 속에서 공무원들은 이미 비상근무체제에 들어섰고, 직장인들은 대부분 이른 아침부터 출근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비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 안 하나” “폭우 피해 있었나?”라고 해 국민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국민은 지금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대한 정치 효능감 ‘제로’ 상태다.

 

공자는 정치를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라고 했다. “먹을 것이 충분하고, 병사가 충분하고, 백성의 신뢰를 얻는 것이 정치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덧붙였다. 현대의 상황에 맞춰 해석하면 정치란 경제, 안보를 튼튼히 하고 국민과의 신뢰를 돈독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경제와 안보는 낙관적이지 않다. 정부신뢰는 20%대다.

 

재해재난 속에서 보여준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아마추어적 위기관리는 이미 ‘청와대 이전’에서 예견됐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대통령 취임 이후 다음날부터 지각 논란’이 일면서 진즉에 깨졌다. 새 대통령은 비전 제시와 소통보다는 전(前) 정부 비난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작은 정부냐 큰 정부냐”, “미국이냐 중국이냐”라는 논쟁에만 매달려 왔다.

 

하지만 늘 위대한 우리 국민은 ‘작은 정부냐 큰 정부냐’를 따지는 것보다 “똑똑한 정부, 유능한 정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또, 국민은 ‘미국이냐 중국이냐’ 보다는 “미국과는 동맹, 중국과는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아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65%가 국정운영을 ‘잘못’으로 평가했다(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의뢰 NBS 여론조사 ; 8.11 발표).

 

능력 부족, 독단적이고 일방적이라는 문제는 늘 지적돼왔다. 아마추어리즘은 그 분야 최고 인재를 등용함으로써 극복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민주주의에 대한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온전한 이해에 달렸다. 민주주의는 여론에 의해 움직이고, 여론은 정부신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집중호우를 계기로 대통령실은 전면적으로 개편돼야만 한다.

 

대통령은 독선에서 벗어나 국정철학을 재정비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민주주의 이념에 충실해야 한다. 재난에서 보았듯이 생명과 환경은 중요한 정책의제다. ‘반지하의 비극’에서 보았듯이 형평과 평등의 가치는 민생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정책가치다. 국정운영에 오롯이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만 폭우에 잠긴 경제와 안보, 신뢰를 건져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