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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작품으로 보여주는 ‘탄소중립’…‘영원의 시작 : 제로’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9월 7일~10월 23일

 

예술가는 시대의 사건들을 발견하고 기록해 작품을 만들어 왔고, 그렇게 탄생한 작품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렇다면 이 시대를 대표할 사건, 현 인류가 직면한 위기는 무엇일까. 대다수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바로 ‘기후 위기’다.

 

기후위기 시대 가장 큰 화두인 ‘탄소중립’이 순수미술 영역에서 펼쳐진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영원의 시작 : 제로’ 전시다.

 

지난해 ‘내일의 예술전’으로 한 차례 협력했던 예술의전당과 한국전력공사가 함께 여는 두 번째 전시다.

 

‘내일의 예술전’이 코로나19 유행 이후 발전하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다룬 공모전이었다면, ‘영원의 시작’은 기후위기의 원인이자 해결책인 ‘기술’에 관한 전시이다.

 

전시 제목인 ‘영원’은 탄소중립을 통해 달성되는 ‘영원한’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의미함과 동시에, 정보통신기술의 근원인 디지털 신호 0과 1을 중의적으로 표현한다.

 

부제인 제로는 우리말로 순 배출 영점화를 뜻하는 영어 ‘넷 제로’에서 따왔다. 여기서는 탄소중립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에는 열 팀의 작가의 개성 넘치는 설치, 미디어 작품 총 25점이 소개된다.

 

고사리, 김이박, 부지현, 사일로랩, 송상희, 이소요, 임도원, 장한나, 전소정, 정승의 작품들을 통해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내일의 예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탄소중립, 기후위기, 환경변화, 자연 순환의 주제 아래 ▲1 불편한 진실 ▲/ 어둠이 가장 짙어진 시간 ▲0 새로운 시작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 ‘1 불편한 진실’은 기후위기가 고조되는 현 상황과 전시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사일로랩의 ‘공:명’은 소리와 물, 빛 등의 재료를 이용하여 관람객과의 즉각적인 상호작용을 만들어내는 작품을 선보인다.

 

장한나의 ‘뉴 락 표본’은 플라스틱을 새로운 암석으로 설정하며, 플라스틱이 풍화되는 과정을 거쳐 생태계에 흡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소정의 ‘G’는 3채널 영상 작품으로, 진보를 향해 달려온 근대적 사고의 결과로 발생한 자연의 변화, 기후 위기를 향해 가속되는 힘을 미학적으로 전환시키려는 시도를 담았다.

 

부지현은 수명을 다해 더 이상 불을 밝히지 못하는 폐 집어등(集魚燈)을 수거해 ‘궁극공간’ 작품으로 재탄생 시킨다.

 

 

 

제2부 ‘/ 어둠이 가장 짙어진 시간’에서는 인간의 탐욕으로 야기된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을 어둠이 가장 짙어진 시간으로 표현하였다.

 

송상희는 ‘대지의 노래’로 말할 수 없는 자들의 소리 없는 죽음을 위로한다. 원유 유출 사고가 일어났던 태안의 모항항, 네덜란드의 한 화학공장 가스 누출 사고로 전량 폐기되었던 방울양배추밭, 원전 사고가 일어났던 체르노빌 프리피야트 등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임도원의 ‘압축된 세상 속으로’는 세계 인구의 증가로 작아진 지구를 메타버스라는 확장된 공간으로 체험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기술의 발전이 지구환경을 쉽게 파괴하면서도 가상세계로 확장할 수 있다는 역설을 포착한다.

 

이소요는 사용 종료된 쓰레기 매립지에서 확보한 시료를 활용하여 세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시료 표본 속에서 30년간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던 플라스틱을 확인하며 인류가 물질과 관계한 역사를 환기한다.

 

 

 

 

제3부 ‘0 새로운 시작’에서는 희망적인 미래를 위한 작가들의 고민이 담긴 작품을 선보인다.

 

고사리는 실제 농사를 지으며 경험한 자연 순환 구조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그의 작품 ‘해와 달’과 ‘땅의 별’은 암실 속에서 빛이 변화하고 반복하는 자연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정승은 식물의 생육 데이터와 동적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실시간 변화하는 발광 다이오드(엘이디) 미디어 설치작품 ‘프로메테우스의 끈 VII-O2’을 만들었다. 이 작품은 이끼를 작품의 일부에 장착하여 전시 공간에서 발생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를 생산하는, 일종의 탄소중립 실현 방법을 구현하고자 했다.

 

김이박은 식물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는 작가로 인간과 환경이 식물에게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시리즈 작품인 ‘사물의 정원’과 함께, 예술의전당 곳곳에 자리한 식물을 한데 모은 작품 ‘식물 요양소’를 새롭게 선보인다.

 

 

예술의전당과 한국전력공사는 전시 작품 외에도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데 애썼다.

 

재활용이 가능한 철제 자재를 사용하여 전시장 가벽을 설치하고, 전시 안내판은 천연 원단을 사용한다. 전시가 끝난 이후에 전시장 가벽은 철거되지 않고 이어지는 다음 전시에 재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전시 관련 현수막은 친환경 생분해 현수막으로 제작하고 인쇄물은 재생지로 최소 수량만큼만 제작된다.

 

이밖에 ‘그린GREEN 그림’ 체험 구역 등 전시와 연계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또한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는 배우 공승연이 ‘재능기부’로 스페셜 오디오 해설사를 맡았다. 전시는 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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