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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기국회, ‘민생 입법’ 경쟁 포기하지 말길

정쟁 속에서도 생존 위기 앞 국민 잊어서는 안 돼

  • 등록 2022.09.06 06:00:00
  • 13면

여야 정치권이 ‘사법 리스크’ 급류 속으로 깊숙이 휩쓸려 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의 이른바 ‘가처분 전쟁’에 휘말려 흔들리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선거법 위반 수사 검찰 출석 요구로 격앙된 상태다. 정치권은 그야말로 태풍의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정황상 아무리 정쟁을 피할 수 없다 하더라도 국회는 ‘민생정치’의 본분을 놓아서는 안 된다. 생존 위기 앞에 떨고 있는 국민의 처지를 한시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지난 1일 정기국회가 개회됐지만, 여야는 눈앞에 닥친 ‘발등의 불’을 끄는데 정신이 빠진 모습이다. 국회가 각종 민생법안 처리와 국정감사,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해결해야 할 사법 위기 대응에 골몰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여야 가릴 것 없이 양 진영 모두 ‘내 코가 석 자’인 양상이다. 몰려든 먹구름으로 인해 정국은 갈수록 경색될 가망만 높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국민의힘은 일단 추석 직전인 오는 8일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항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의 조속한 정상화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당헌·당규 개정으로 절차적 미비점을 해소했다는 점을 들어 국민의힘은 이번 재판부의 다른 결론을 기대하는 분위기이지만 위험이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민주당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을 이재명 대표와 같은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등 맞불 작전에 돌입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사실도 뒤늦게 전해졌다.

 

크고 작은 갈등을 극적으로 해결하고 어려운 민생을 샅샅이 구휼하는 감동적인 정치가 이 나라에서 사라진 지는 오래지만, 지금처럼 죽기 살기로 마주 보고 치달리기만 하는 무모한 정치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다. 집권당은 여소야대의 난해한 정국을 헤쳐가면서 대통령의 통치를 뒷받침해야 할 시점에 생뚱맞은 권력 다툼으로 지고 새는 참상을 지속하고 있다.

 

제1야당의 정치행태도 걱정거리이긴 마찬가지다. 아무리 보아도 이미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불거진 숱한 의혹들을 모두 집권 세력의 ‘불순한 음모’, ‘정치적 탄압’으로만 몰아 때려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는 게 상식이다. 민주당의 ‘음모론’이 유권무죄(有權無罪)라는 야만적 불법 강요라는 원천적 거부 민심에 직면할 때는 정말 어쩔 셈인가.

 

온 나라 천지를 천박한 저질 청백전으로 몰고 가는 이 유치한 정치는 종식돼야 한다. 선거 때마다 권력을 잡기 위해 국민 앞에 엄청난 민생법안 약속을 쏟아내어 감언이설을 일삼던 정치인들이 똑같은 입으로 다른 말을 하면서 권력 드잡이질에만 골몰하는 삼류정치는 정말 그만둘 때가 됐다.

 

말만 앞세우는 ‘민생’이 아닌 건강한 입법 경쟁으로 착착 성과를 내는 진정한 ‘민생정치’를 구현해내기를 바란다. 어쩌면, 삶이 한껏 팍팍해진 국민은 이제 지지 정당 선택을 위해 누가 더 힘이 센가를 살피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민생정치’를 실천하는 정당이 어느 쪽인지를 날카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국회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법을 만드는 나라의 공기(公器)’라는 존재 이유를 부디 상기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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