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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추석 민심 ‘아전인수’ 말고 정직하게 받들길

권력투쟁 멈추고, 진정한 민생 정책 펴라는 게 진짜 민심

  • 등록 2022.09.13 06:00:00
  • 13면

여야 정치권을 향한 추석 민심은 사납기 그지없었다. 국민은 내부갈등으로 날마다 험한 꼴을 보이는 여당 국민의힘이나, 민생정치에 다 써도 모자랄 다수 야당의 힘을 대여투쟁에만 악착같이 쏟아붓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함께 날카로웠다. 연휴가 끝나면서 여야 정치권이 밝힌 민심 해석은 역시나 아전인수(我田引水)의 늪에 머물러 있다. 저급한 권력투쟁일랑 멈추고, 진정한 민생정치를 펼치라는 게 진짜 민심의 요체다. 여야는 민성(民聲)을 정직하게 받들어 날로 험악해지는 정치혐오 폭풍을 멈춰 세워야 할 것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께서 원하시는 정치의 핵심은 정쟁이 아니라 민생”이라면서 “약자와 미래를 위하는 법안과 예산을 충실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어떤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고, 엄정한 법 집행으로 민생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내홍으로 얼룩진 여당의 초라한 난맥상에 대한 성찰의 자세는 애써 생략하는 모습이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추석 민심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말하는 추석 민심은 한마디로 불안이었다”고 날을 세우면서 “윤석열 정부는 정치탄압에 몰두하고, 국민의 삶은 각자도생에 맡겨졌다”고 강변했다. 조 사무총장은 “무정부보다 무서운 게 무능 정부, 무능 정부보다 무서운 게 일하지 않는 무일 정부”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 난감한 현안을 오직 ‘야당 탄압’ 프레임으로 묶어 대여 전쟁을 이어가려는 낌새다.

 

여야 어느 편도 현재 정상적인 정치행태를 보인다고 말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답을 정말 몰라서 문제를 못 푸는 딱한 학생들이 아니라, 궤도를 너무 많이 벗어난 그릇된 행태 때문에 문제의 핵심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를 잃어버린 조각배처럼 속절없이 부유하다 보니 목표를 정확하게 정해 놓고 나아가기는커녕 시시때때로 몰려오는 파도에 대적하는 일만으로도 벅찬 몰골들이다. 타고 있는 국민만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만 셈이다.

 

작금 벌어지고 있는 여야의 무한 정쟁 소음은 고약한 국민적 두통거리다. 지긋지긋하게 이어지면서 좀처럼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의 공포 속에 근근이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민초들의 처지는 도대체 왜 헤아리지 않는 건가. 뛰는 물가와 금리, 온통 비관적인 전망밖에 안 보이는 경제난 먹구름 아래에서 신음하고 있는 민생의 고통은 왜 도무지 안 살피는 건가. 정치인들은 자신의 권력 다툼의 추태가 나라와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일이라는 확신을 주는 게 불가능하다면 당장 온갖 정쟁들은 즉각 멈추는 게 옳다.

 

다가올 총선의 공천권이나, 차기 대권에 한 발짝이라도 더 다가서기 위한 드잡이질에 불과한 작금의 흙밭 싸움에 민생은 도대체 얼마만큼이나 비중을 차지하고 있나. 올 추석에도 여지없이 정치권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와서 하고 싶은 말만 골라 하면서 그것을 ‘추석 민심’이라고 강변했다. 사법부 아래로 스스로 기어들어 차도살인(借刀殺人)만을 음모하는 협잡은 결코 정치가 아니다. 생존이 어려운 서민들을 보살피고, 감동적인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정치의 본령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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