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의혹'으로 시끄러운 성남FC를 바라보는 구단주 신상진 성남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신시장은 불법 후원금 비리의혹에 더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성남FC의 구단주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비리의 대명사’, ‘혈세를 먹는 하마’로 전락한 ‘혁신의 대상’이라며 냉랭한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기업에 매각하거나 어떤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개선 의지도 없고 꼴찌만 하고 시민들의 혈세를 먹는 구단을 계속 갖고 가는 것은 성남시민들에 대한 배임”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실제로 성남FC는 최근 5년간 계속 강등권에 머물러 있다. 2부리기로 강등된 적도 있었다. 계속되는 성적부진에 얼마 전엔 김남일 감독이 사퇴했다. 상황이 이러니 성남FC는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성남구단 프런트, 선수는 물론 서포터들도 구단이 존속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포터들은 경기장에 ‘성남의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시민구단은 시민에게’, ‘너희는 경기에만 집중해 팀은 우리가 지킬게’ 등 현수막을 내걸고 반발하고 있다.
성남FC 서포터들은 축구는 축구로만 봐야지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돼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호소문에 “지난 2년간 성남FC가 정치면에 오르내리면서, 우리는 땀과 목소리로 빚어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더럽혀지는 고통을 겪었다”며 “정치권은 어떤 권리로 우리가 지켜온 성남FC를 몰래 내다 팔고 있느냐”는 분노의 목소리 담았다. 성남 뿐 아니라 타 지역의 축구팬들도 K리그에서 7차례나 우승한 오랜 역사의 성남 축구단의 존속을 지지하는 응원 릴레이를 펼쳤다.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협의회도 성남FC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다. “K리그 성남FC는 33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축구 명문 구단 중 하나” “성남의 역사를 잃어버린 12년을 되찾겠다는 미래 없는 각오 속에 정치로 이용하는 것은 되찾는 길이 아니라 되풀이 되는 길인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존속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개선의 의지 없이 독단적이고 졸속적인 매각추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9년 전에도 연고 이전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고 이를 막기 위해 많은 축구팬들이 성남시청을 찾아가 존속을 요구한 바 있다. 간신히 연고지 이전 위기를 넘겼는데 또 다시 벼랑 끝에 선 것이다. 이들의 말처럼 성남FC 존속문제는 정치적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
이처럼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자 성남시는 연고지를 유지한 상태에서 투자 유치를 하겠다며 한걸음 물러섰다. 하지만 현재 리그 꼴등을 달리면서 2부 리그인 챌린지로 강등될 위기에 처한 팀에 흔쾌히 투자할 기업을 찾아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할 기업이 없으면 연고지 이전이나 매각, 해체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성남FC 운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성남시의 발표는 연고지 이전이나 매각, 해체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새로운 구단주인 신상진 시장의 뜻에 동의, 시민의 혈세 투입을 줄이기 위해 이전이나 매각, 또는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성남FC는 성남 역사의 일부분이다. 따라서 경영에 대한 체질 개선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