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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 실종…숨넘어가는 가계·기업은 안중에도 없나

무책임한 여야 정치권, 공멸의 ‘무한 정쟁’ 제발 멈추길

  • 등록 2022.10.04 06:00:00
  • 13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잠시도 멈춘 적이 없는 여야 정치권의 ‘무한 정쟁’ 형국이 갈수록 태산이다. 도무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집권당이나 정치를 사뭇 전쟁터로 몰아가는 다수 야당의 무책임한 정치행태가 가뜩이나 깊어지는 국민 불안을 하염없이 덧내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경제위기 쓰나미 앞에서 숨넘어가고 있는 가계와 기업들의 애환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실종된 정치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정치·경제·사회·안보 등 전 분야에 있어서 복잡한 난제들이 동시다발로 불거지는 총체적 난국으로 몰려가고 있다. 특히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마저 나오는 세계 경제 회오리의 여파로 민생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울한 시련 속으로 빠져드는 중이다. 각자도생의 처절한 수난 속에서 아시아에서 제2의 외환위기가 올 것이라는 경고마저 등장해 대외의존도가 유난히 높은 한국 경제에 공포의 그늘마저 감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2분기 재고자산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나 늘어난 106조 원을 넘었다. 총부채도 동기 대비 10% 늘어난 같은 기간 588조 원으로 증가했다.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유상 증자나 기업공개(IPO)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전 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보다 3포인트 하락한 78로 나타나 지난해 2월(76)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최악의 경우 4만 원대 폭락도 예측될 정도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반도체 매출 전망을 기존 대비 ‘30% 이상’ 낮췄다. 무기력한 경제환경이 당분간 회복될 가망이 없음을 뜻한다. 빚으로 내 집을 산 젊은이들 등 가계는 금리 인상의 여파로 피 말리는 원리금을 상환 전쟁 속에 돌입했다.

 

민생에 드리워진 불안의 그림자가 이런 지경인데도 여야 정치권은 권력 다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빚어진 ‘비속어 파문’은 최근 정치권을 달구는 최대의 이슈다. 대통령실의 어쭙잖은 조치와 윤 대통령의 요령부득한 듯한 대응이 야당의 반발은 물론, 내부갈등으로까지 사태를 키웠다. 파문의 출발점이 윤 대통령 자신의 발언인 만큼,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통과시킨 일도 무모한 ‘힘자랑’으로 읽히기는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세간에 박진 장관을 일러 중세 영국에서 왕자들 대신 체벌 당하던 ‘휘핑보이’라고 부르기까지 하지 않나.

 

막 시작된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도 본래의 목적 달성은커녕 옥신각신, 좌충우돌 난타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기 정치, 발목 잡기, 근육 자랑으로 얼룩진 작금의 정치행태는 하루빨리 종식돼야 한다. 생령도탄(生靈塗炭)의 위기 앞에 떨고 있는 국민의 삶을 지켜낼 탈출로를 ‘정치’를 통해 개척해내지 못한다면 여야는 공멸을 면치 못할 게 분명하다. 지금이야말로 대로행(大路行)의 슬기를 발휘할 때다. 억울할수록, 약이 오를수록 ‘발상의 대전환’은 더 요긴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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