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한창 무르익는 10월 둘째 주말인 8일 전국 곳곳에서 각종 축제가 열려 다소 쌀쌀해진 날씨에도 행락객들로 북적였다.
유명산과 관광지 등에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 영화·꽃·농수산물 축제…볼거리 풍성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 등지에는 영화를 관람하거나 영화제 부대행사에 온 영화 팬들로 붐볐다.
수십억 송이 가을꽃이 만개한 전남 장성군 황룡강변에서는 이날 가을꽃 축제가 개막했다. 3년 만에 문을 연 축제장은 백일홍, 천일홍, 핑크뮬리, 팜파스, 메밀꽃 등이 화사한 풍경을 연출하면서 관람객을 반겼다.
충남 부여에서는 제68회 백제문화제가 열려 백제금동향로를 테마로 백제문화페레이드와 마상공연이 펼쳐져 행락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제주에서는 탐라문화제가 사흘째 이어져 축제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즐겼다.
특히 이날 오후 5시에는 하이라이트인 탐라퍼레이드가 3년 만에 다시 열려 기대를 모은다.
국내외 1천500여 명이 참가하는 이 퍼레이드는 삼성혈∼탑동광장 2㎞ 구간을 행진하며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충남 금산 인삼축제장에도 많은 관람객이 몰려 싱싱한 인삼을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푸드트럭에서 인삼을 넣은 이색 요리를 맛보며 휴일을 만끽했다.
축제장 내 인삼저잣거리에서 진행된 인삼 씨앗 고르기, 인삼 깎기 등 전통 인삼 문화 체험과 인삼으로 부채·화장품·비누를 만드는 체험프로그램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지난달 30일 경북 영주에서 개막한 세계 풍기 인삼 엑스포 행사장도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 백사장항의 대하축제에는 대하와 꽃게 등 제철 수산물을 맛보려는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북 임실 치즈테마파크에도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이 몰려 오전 내내 주변 도로가 정체를 빚기도 했다.
대구 중구 약전골목에서는 지난 6일 개막한 제44회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가 관람객을 불러 모았다.
제103회 전국체전이 열리는 울산에서는 종합운동장과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울산문화축전이 열려 전국 지자체 예술 공연과 거리 공연을 선보였다.
이밖에 인천 경인아라뱃길 여객터미널 일대에서는 정서진 아라뱃길 카약 축제가 열려 참가자들의 열띤 수상 경주가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땀방울을 흘리며 즐거운 경쟁을 벌였으며, 주변에 몰린 시민들은 이들을 응원했다.
◇ 가을옷 갈아입는 유명 산·테마파크도 붐벼
2019년 11월 이후 3년 만에 개방된 광주 무등산 정상에는 이른 아침부터 2만여 명의 탐방객이 운집해 절경을 즐겼다.
이날 무등산은 서석대 주상절리대∼군부대 후문∼지왕봉·인왕봉·군부대 정문을 잇는 0.9㎞ 구간을 시민에게 개방했다.
속리산에도 2천여명이 찾아 법주사와 세심정을 잇는 세조길을 거닐며 초가을 산사의 정취를 만끽했고, 월악산 국립공원 야영장에도 가족단위 야영객이 만원을 이뤘다.
설악산을 비롯한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강원지역 국립공원에도 많은 등산객이 찾아와 단풍이 내려앉기 시작한 탐방로를 오르며 가을 산행을 즐겼다.
부산의 금정산, 장산과 대구의 앞산, 팔공산, 비슬산, 청송 주왕산 등에도 이른 아침부터 무르익은 가을을 즐기려는 등산객 발길이 줄을 이었다.
이름 난 관광지에도 많은 시민이 찾아 사흘간의 연휴 첫날을 만끽했다.
용인 에버랜드에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놀이공원에 입장하려는 자동차 행렬이 이어졌다.
핼러윈 시즌을 맞아 코스튬 복장과 페이스페인팅을 한 관람객들은 놀이기구를 타기 위한 긴 줄을 기다리면서도 들뜬 마음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가을 바다 정취를 즐기는 관광객들도 많았다.
시민들은 경기 화성 전곡항에서 제부도에 이르는 2.12㎞ 해상 구간을 오가는 '서해랑 제부도 해상케이블카'에 올라타 투명한 바닥과 벽 너머로 일렁이는 파도와 햇살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 주요 해수욕장 주변에도 가볍게 운동하거나 산책하는 시민 발길이 이어졌으며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 부산시민공원, 영도구 태종대유원지 등지도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청남대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3천100명가량의 방문객이 찾아 대통령기념관 등을 관람하고, 대청호 주변을 산책하며 여유로운 한때를 보냈다.
청남대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연휴를 맞아 방문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오늘 마감까지 최대 4천500명까지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