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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숙의 프랑스 예술기행] 샤를르 구노와 생레미드프로방스

 

‘아~베`마리~~아(Ave Maria)!~’ 한국어로 번역하면 ‘안녕하세요 마리아님!’이다. 천사 가브리엘이 동정녀 마리아를 찾아와 예수를 수태한 사실을 알리며 건넨 인사라고 한다. 이를 모태로 슈베르트가 ‘아베마리아’를 작곡했고, 카치니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아름답고 손색이 없지만, 아베마리아는 역시 ‘구노의 아베마리아’가 으뜸이다. 이 곡은 천재 작곡가 샤를르 구노(Charles Gounod)가 1853년 바흐의 서곡에 가사를 넣어 만든 것이다.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진정되고 영혼이 맑아진다.

 

프랑스 그랑 오페라의 가장 뛰어난 작곡가 구노. 그는 1818년 파리에서 화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다섯 살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피아노 선생을 해 생계를 유지했다. 어린 구노는 어머니께 레슨을 받는 학생들 사이에 끼어 피아노를 배웠다.

 

 

그 후 파리음악원에 들어 가 앙뚜안 레이체의 지도를 받으며 화성을 공부했고, 스무 살 때 이미 로마 대상을 받았다. 구노는 초년기 종교음악에 몰두했다. 하지만 세속적 영감으로 눈을 돌렸고 오페라를 작곡했다. 그가 첫 오페라 사포(Sapho)를 작곡한 건 1851년. 그로부터 5년 후 걸작 ‘파우스트’를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의 대중과 비평가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뒤 이어 작곡한 ‘필레몽과 보시스’, ‘시바의 여왕’도 마찬가지였다. 숱한 시련이 계속됐다. 그때 구노의 펜이자 당대 최고의 작가인 프레데릭 미스트랄이 그를 생레미드프로방스(Saint-Rémy-de-Provence)로 초대했다. 이곳에서 구노는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여기는 내가 사고하기에 안성맞춤이오. 집에는 아무도 없고 빛으로 가득 차 있소. (...) 창공은 푸르고 나의 창문은 열려 있소. 내게 들리는 건 마당에서 노는 비둘기들의 울음소리뿐.”

 

 

구노에게 심호흡을 가능하게 했던 생레미드프로방스. 노스트라다무스(Nostradamus)의 고향이다. 알필의 작은 수도로 아비뇽과 아를, 타라스코 세 도시로 휘감겨 있어 너무 아름답다. 게다가 원시의 야생들과 역사유적지가 그득하고, 소성당과 수녀원이 꾸불꾸불한 골목길을 누비고 있어 신비스럽기 그지없다.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으러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빈센트 반 고흐도 여기서 무한한 산책을 즐겼고 150여점의 그림을 그렸다.

 

그밖에 글라뉨 지역은 고대 유적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멋진 지구의 메종 안에 있는 알필 박물관에는 이 지역의 민속학 자료가 총집합돼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생레미 올리브오일과 자연산 포도주 보드프로방스까지. 매주 수요장터에는 이것들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전통을 보물로 여기는 이 마을에는 아직도 투우경기와 양 양떼이동 축제가 벌어지고, 말 시장과 고물시장이 열린다.

 

어느 것 하나 빠진 게 없는 생레미드프로방스. 완벽한 여행지가 아닐 수 없다. 만약 프로방스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을 꼭 리스트에 챙겨 넣으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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