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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쟁으로 얼룩진 국감…끝까지 ‘막장’이라니

민생 내팽개치고 싸움질만 하는 국회 ‘지겹다’

  • 등록 2022.10.26 06:00:00
  • 13면

시종일관 막장극으로 일관한 새 정부 첫 국정감사 끝에 윤석열 대통령이 과반 야당이 불참한 썰렁한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다. 전날 검찰이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을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하고,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빚어진 파행이다. 국감 기간 중 굳이 어디라고 할 것도 없이 거의 모든 상임위가 막말 정쟁에다가 소란을 거듭했다. 도대체 처참히 무너지고 있는 민생은 어쩔 참인가, 국회에 묻고 또 묻는다. 


국감 첫날 법사위는 문 전 대통령 서면 조사가 쟁점으로 떠올라 개의가 미뤄졌고, 외통위는 박진 외교부 장관 퇴장 여부로 30분 만에 중단됐다. 국방위에서는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다음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는 윤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만화를 두고 여야의 고성이 오갔다. 


감사원의 전임 정부 감사는 국감 내내 논란의 주제였다. 11일 법사위의 감사원 국감에서 여야는 정면충돌하며 한 치의 양보 없는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에다가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 논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이전 문제까지 전선이 확대됐다. 


1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김일성 주의자’라고 발언해 파행의 주역이 됐다. 1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문체위에서는 각각 MBC PD수첩의 김건희 여사 대역 미고지 논란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 FC 후원금 의혹을 두고 출구 없는 공방을 벌이며 파행을 반복했다.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의 입법부 활동의 꽃이다. 개별 정치인들이 국정감사를 통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국민으로부터 총애를 받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국감은 전·현 정권의 정쟁에 희생돼 정작 중요한 논의나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국민의 삶을 돌아봐야 하는 정치인의 으뜸 의무를 저버리고 정적 몰아세우기에만 몰두하는 국감으로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우리나라가 사상 초유의 복합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를 제대로 돌파하지 못하면 성장잠재력이 후퇴하고, 안보 환경마저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일제히 내놓고 있다. 국회의 역할, 정치인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엄중한 시절에 여야 정치인들이 쓰레기통 엎어놓고 서로 죽이고 밟겠다고 멱살잡이만 벌이는 게 도대체 온당한 처사인가. 


작금의 사태로 볼 때 정부는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이 집권 세력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수 야당과의 협치를 위해 도대체 무슨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조차 불투명하다.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 또한 ‘정치 실종’의 책임에서 벗어날 여지가 없다. 말로만 하는 정치선전 말고, 정말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민생정치’를 위한 발상의 대전환을 당부한다. 여야가 정치를 아예 포기한 듯한 지겨운 드잡이질에 빠진 사이에 국민은 시나브로 감당키 어려운 도탄에 빠지고 있다.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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