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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수매가 하락에 인천 농민 항의…“농사 그만 지어야할 판”

평소 특등급 비율 60~70%…올해 10%에 그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검사 기준에 맞춰 판단한 것”

 

“쌀값 폭락에 등급까지 떨어졌다. 농사 그만 지어야할 판이다.”

 

벼 수매 등급이 지난해 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인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7일 인천 계양구의 부평농협 영농자재센터에서 공공비축미 120톤을 검사했다.

 

이날 오전 8시 시작한 검사는 다른 때보다 길어졌다. 특등급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낮아 재검사를 요구하는 농민들이 많았다.

 

평소 특등급 비율은 60~70%였는데, 이번엔 10% 정도였다.

 

벼는 검사 결과에 따라 특등부터 1~3등급으로 나눠 매입가격을 정한다. 특등급과 1등급 가격 차이는 800㎏에 5~6만 원이다. 

 

농민들은 올해 벼 수매가가 4~5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을 걱정하고 있다. 폭우가 쏟아지고 햇빛이 부족해 생산량도 지난해 대비 30% 줄었다. 

 

부평구에서 벼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안 그래도 쌀값이 폭락해 농민들이 고생하고 있다. 이러다 농사를 그만둘 판”이라며 “특등급 비율이 낮아진다는 건 좋은 벼를 헐값에 뺏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산량이 줄어든 만큼 수매가를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다”며 “올해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특등급 비율이 60~70% 나온 지난해에도 재검사 요구를 통해 등급이 조정됐다. 처음엔 올해처럼 10~20%에 불과했는데 농민들의 항의로 등급이 상향조정됐다.

 

특등급 비율이 줄어들고 쌀값이 폭락하면 손해를 보는 건 농민들 뿐만이 아니다.

 

올해 지역농협이 쌀 수매를 하며 입은 손실금 규모는 3000억 원이다. 정부와 농협중앙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검사 기준에 맞춰 판단한 것”이라며 “농민들이 재검사를 요청해 재검사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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