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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에 담긴 풍경과 언어

[신간] 그리움의 햇살 언어1·2

 

◆ 그리움의 햇살 언어1·2 / 이다혜 그림/ 이경철 글 / 일송북 / 각 178·170쪽 / 각 2만 2000원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늦은 밤 홀로 책상에 앉아 쓰는 일기,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사회 관계망 속 짧은 글, 손끝 하나하나 감정이 실린 몸짓 등.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이다혜에게는 그림이 그랬다.

 

책 ‘그리움의 햇살 언어’의 그림은 MZ세대 작가 이다혜가 8세에서 23세까지 그렸던 자신의 세계관이다. 어린 소녀가 갈망하는 포근한 안식에서부터 잃어버리거나 잊히려고 하는 그리움에 대해 10대 청소년, 청년의 치열한 고민을 담고 있다.

 

그의 그림에는 신화적 매개체인 용, 인어, 까마귀, 토끼, 거미 등이 번갈아 등장한다. 여기에 우주와 자연의 매개체인 바람, 비, 눈, 폭풍, 해와 달, 별, 강과 바다, 나무와 우주목(우주의 나무)이 쉴 새 없이 나타난다.

 

이다혜 작가는 이러한 신화와 전설들을 실생활 속에 녹여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해낸다.

 

신과 인간 그리고 자연의 매개체들은 반인반수가 되거나 새로운 형태로 의인화해 그리움과 고통, 갈등과 눈물, 희망과 기쁨, 따뜻함과 차가움, 인간관계에서 단절과 절망의 감정들을 호소한다. 이때 반인반수, 자연의 매개체, 감정의 중심은 바로 이다혜 자신이 된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경철은 이 그림에 녹아 있는 신화 이야기에 사계절 그림 편지 형식으로 글을 더했다.

 

이경철 시인은 “이미지와 언어로 서로의 수단은 다르지만 뭔가를 들려주고 이야기하고픈 데에서 미술과 문학은 태생적으로 같다”고 말한다.

 

이다혜 작가의 그림들이 보여 주고 들려주는 표현들을, 모든 감각과 영혼을 바친 혼신으로 듣고 다시 이야기로 건네고 있는 게 바로 이경철 시인의 글들이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장마다 7개의 편지로 구성됐다.

 

봄에는 하얀 백지에 점 하나 찍는 시작과 설렘을 전한다. 여름에서는 성장하는 자아와 개성, 그에 따른 인물의 혼동과 방황의 심사를 정열적으로 보여 준다.

 

가을에서는 여백의 이미지 속에서 이별을 예감하며 아픈 성숙과 질서를 그렸다. 겨울에는 자궁 속 같은 동굴 이미지를 통해 원초적 신화와 동화, 판타지를 그리며 모든 생명의 기운이면서 순환인 그리움의 속내와 이야기를 말한다.

 

또한 그림 편지 곳곳에 세계적 명시와 함께 자작시도 실렸다. 이를 통해 이경철 시인은 우리네 생애와 우주 운행 과정에 맞춰 각각의 과정에서 우러나는 은밀하고 내밀한, 또 공감력이 큰 그리움을 전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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